465화
하준이 입술을 핥더니 결국 아무 말 없이 시동을 걸었다.
둘은 곧 바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던 백윤택이 곧 다친 허리를 손으로 받치고 다가왔다.
“왔어? 다들 아직 안에서 춤추고 있는데.”
그런데 말 끝나기가 무섭게 안에서 셋이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 나왔다.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에 걸음도 똑바로 못 걸어서 비틀거렸다.
“아직 들 마셔써! 더 마셔야쥐. 내가, 낵아, 나는 지금 3차까지 갈 수 이따 이거야!”
윤서가 손을 높이 쳐들었다.
“오늘 우리 머꼬 죽자!!!!”
“난 그럼 먼저 치맥부터 먹고 싶어.”
백소영이 끄덕였다.
여름이 덧붙였다.
“그러고 나서 내 집으로 가서 밤새 마시자!”
“와, 쵝오야 증짜! 남자는 다 꺼지라 그래!”
“남자들 다 꺼져!”
최하준의 얼굴이 까맣게 되었다.
‘아주 잘하는구먼, 날더러 꺼지라는 건가, 지금?’
하준은 성큼성큼 다가가 여름을 홱 낚아챘다.
“집에 갑시다.”
여름을 다치게 할까 봐 한동안 떨어져 있으려고 했는데 이 상황을 보니 아무래도 여름을 곁에 두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눅우야? 이거 왜 이러세요?”
여름이 몽롱한 눈을 들어 상대를 쳐다봤다. 하준이라는 것을 알자 머릿속에 지다빈이 하준의 몸에 올라타 있던 장면이 번개처럼 확 꽂혔다. 갑자기 속이 메스꺼웠다. 여름은 ‘우웩!’하더니 저녁에 마신 술을 하준에게 다 게워냈다.
“강여름 씨!”
하준이 이를 갈며 한 자 한 자 힘주어 불렀다.
“회장님!”
지다빈이 급히 다가와 하준의 몸에 묻은 오물을 닦아 냈다.
윤서는 그 장면을 보니 울컥했다. 들고 있던 핸드백으로 지다빈의 등짝을 내리쳤다.
“넌 전생에 남자가 없어서 죽었냐? 왜 가는 데마다 남의 남편한테 붙어 있어? 이게 진짜 뻔뻔하네?”
졸지의 일격에 당한 지다빈은 ‘아야야…’하고 소리 질렀다.
여름은 속으로 통쾌했지만 말리는 척했다.
“아우, 윤서야. 그러면 안 되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윤서에게 다가가면서 발을 헛디딘 척 지다빈에게 툭 부딪혀 지다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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