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3화
하준이 웃었다.
“알겠어. 아주 노래 가사를 외우는구먼. 처음 날 만났을 때 느낌부터 시작해서 읊어 보시지. 얼마나 할 수 있는지 보자. 다 꺼내 봐.”
“……”
여름은 이제 완전히 말문이 막혔다.
결국 어쩔 수 없이 하준의 목을 안고 애교를 떨었다.
“내가 잘못했어요, 여보. 대체 언제 사랑에 빠졌는지 말하라니, 그걸 어떻게 알아? 같이 살면서 순간순간, 그리고 내가 위험할 때마다 어디선가 나타나서 날 구해줄 때마다 빠져들었겠지. 내가 정신을 차려보니 당신을 사랑하고 있던 걸.”
하준은 완전히 여름에게 녹아버렸다.
“진짜야?”
“그럼. 사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당신은 내가 평생 만나본 사람 중에 제일 매력적인 사람이었어요. 평소에 성격이 좀 안 좋아서 그러지. 어쨌든 매일 나에게 미운 말만 골라서 해서 날 울리고 그랬잖아. 안 그랬으면 훨씬 더 빨리 사랑하게 됐을 텐데. 당신을 사랑하는 일은 아주 쉬운 일이거든.”
여름이 두 손으로 하준의 얼굴을 받쳤다. 검은 눈동자에 하준의 모습이 가득했다.
하준이 여름의 입술에 쪽하고 뽀뽀했다.
“요, 요, 요 입으로 사람 낚는 기술 보라고. 전에는 대체 남자를 얼마나 낚은 거야?”
“당신밖에 없는데. 앞으로도 당신밖에 없을 거고.”
여름이 하준을 꼭 안았다.
하준의 목젖이 꿀꺽했다. 목소리가 살짝 잠겼다.
“자꾸 이러면 아기 만들고 싶어진다니까.”
여름이 얼굴을 붉혔다. 고개를 끄덕하려는 찰라, 하준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하준이 슬쩍 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휴대전화를 귀에 댔다.
머리끝까지 화가 난 최대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놈의 자식! 넌 네 마누라 간수도 못 해? 감히 FTT에서 반도체 소유권을 가져가겠다니? 어디서 하늘 높은 줄을 모르고 까불어?”
여름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하준이 웃으며 여름을 쓱 쳐다봤다. 목소리는 사뭇 냉정했다.
“제 와이프의 생각이 제 생각입니다.”
“네가 정말 나 숨 넘어가는 꼴을 보겠다는 거냐?”
최대범의 목소리가 떨렸다.
“할아버지, 저는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FTT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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