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9화
병원에 도착하자 이주혁은 병원에서 가장 좋은 의사가 여름을 검사하도록 했다.
병실, 결과가 곧 나왔다.
병상에 누워 링거를 꽂고 있는 초췌한 여인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에 한숨을 쉬었다.
“모든 지표가 다 떨어졌어요. 저혈당에, 빈혈, 탈수, 영양실조, 거기다 위궤양까지 있네요.”
여름이 끄덕였다. 며칠 동안 구토와 위통에 시달리다 기절까지 할 뻔했으니 그런 것쯤은 자신이 더 잘 알았다.
하준이 주먹을 꽉 쥐었다. 여름의 몸이 안 좋다는 것은 전에도 알았지만, 지금은 상태가 더 나빠졌다.
“흠흠, 여름 씨, 좀 쉬세요.”
이주혁이 갑자기 하준에게 말했다.
“약 받아야 하니까 넌 좀 따라와.”
“할 말 있으면 저 있는 데서 그냥 하세요. 예를 들면 제 얼굴에 관해서라든지….”
여름이 이주혁을 보며 웃었다.
“괜히 저 피해서 말씀하지 마시고요.”
이주혁은 가슴 아픈 듯 여름을 한 번 쳐다봤다.
“그래요. 솔직하게 말할게요. 얼굴이 너무 심하게 상했어요. 그리고 면적도 너무 넓고. 성형 외과의들에게 문의해 봤는데 최대한 복구할 수 있도록 수술은 해볼 수 있지만 예전 같은 수준은 아닐 거라고 해요.”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어요?”
여름이 이주혁을 쳐다보았다.
평온한 여름의 얼굴을 볼수록 하준은 더욱 마음이 아팠다.
“됐어요. 이 병원에서 못한다면 우리 다른 병원을 알아보죠. 여기가 성형 분야에서 최고인 병원은 아니니까.”
“하지만 성형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얼굴을 가지고 싶지는 않아요.”
여름이 말을 끊었다.
이주혁이 안경을 슬쩍 밀어 올렸다.
“그러면 울퉁불퉁하게 흉터가 남을 수 있어요.”
“알겠어요.”
여름이 끄덕이더니 베개에 머리를 기댔다.
“고마워요.”
“미안해요. 하지만 지금은 정말 기술이 좋으니까 희망을 놓지는 말아요.”
주혁이 위로했다.
“상관없어요. 뭐 그 정도면 만족해요.”
여름은 내내 입가에 담담한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누가 봐도 희망을 품고 있기보다는 포기하고 될 대로 되라는 얼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준의 눈이 커지더니 이주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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