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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화

“난…” 이 때, 양유진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은 양유진은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바로 가지.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겼나 봅니다. 오늘 밤엔 데려다 주지 못할 것 같네요." 양유진은 서둘러 인사를 하고 회사로 갔다. 여름은 그대로 서 있었다. 양유진이 이렇게 당황해서 서두르는 건 처음 보는 일이다. 호텔로 돌아와 TV를 켜니 진영그룹에서 생산한 약품에 문제가 생겼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양유진이 구속 수감되었다는 보도도 잇따라 속보로 전해졌다. 여름은 너무 놀라 곧장 변호사를 데리고 양유진이 구속 수감 중인 곳으로 달려갔지만 보석으로 풀려나긴 어려운 상태였다. 동성에서 이렇게 갇혀 있었던 지난 기억이 문득 소환되었다. 불쌍하게도 이번엔 양유진이 예전 자신의 처지가 되어 있었다. 변호사가 일러주었다. “양유진 대표가 누구에게 밉보인 게 있나 봅니다. 사실 이번 건은 보석으로 풀려날 만 한데, 경찰 측에서 놓아주질 않는군요. 이렇게 되면 방법이 없어요. 진영그룹을 지휘할 수장이 없으면 공장은 멈출 겁니다. 양 대표가 이대로 수감되면 일주일 안에 진영그룹은 도산합니다.” 여름은 다리가 후들거렸다. 떠오르는 이름이 하나 있었다. '최하준. 대체 언제쯤이나 되어야 그 인간에게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화신 상황이 좀 나아지려나 했더니 최양하에게, 이번엔 양유진에게 손을 뻗치고 있었다. 누군가를 이렇게 증오해보긴 처음이었다. ‘정말 끈질긴 악연이네. 아무리 후회를 해도, 도망치려고 해도 최하준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없단 말인가.’ 마음만 먹으면 결코 모두 얻어 내고야 마는 사람이었다. ‘양유진이 다시 나온다 하더라도 무슨 염치로 그 사람 얼굴을 봐...’ 그날 밤 여름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샐 수 밖에 없었다. 양유진 집안에서 쉴 새 없이 전화가 걸려와 핸드폰이 폭발할 지경이었다. 양유진의 어머니는 울면서 말했다. “우리 유진이 꼭 꺼내줘야 한다. 네 아버지가 힘 좀 써주실 수 있잖아? 이대로 갔다가 우리 집은 끝이야. 유진이는 신장도 하나 뿐인데 감옥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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