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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저 회사가 당신 디자인을 도용했다는 겁니까?” 성 회장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네, 그렇습니다. 제 노트북 안에 증거가 있어요. 모든 시뮬레이션도 제가 직접 했던 것들입니다. 저 평면 설계도도 물론 제가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손으로 하나하나 그린 것이고요. 여기 초안이 있습니다.” 여름은 최대한 떨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한번 볼까요.” 여름은 조금도 망설임 없이 자신의 노트북을 열었다. 하지만 그 안에 있어야 할 문건들이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심지어 가방 속에 있던 디자인 초안도 없어졌다. 순간적으로 그녀는 정해천을 쏘아 보았다. “당신이 손댔어요?” 이 사람 말고는 없다. “미친 거 아냐? 우리는 같은 회사 동료라고!” 정해천이 화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대 위에 있던 강여경이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그만해. 나에게 불만이 있으면 사석에서 해결하면 될 것이지…. 지금 이시간이 TH디자인그룹에 얼마나 중요한데, 굳이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이렇게 날 모함하고 난처하게 만들어야겠어?” 성 회장이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아는 사이입니까?” 여름이 미처 말을 꺼내기도 전에 강여경이 말을 가로챘다. “제 자매입니다. 저희가 최근에 불화가 있었던지라…” 이민수가 책상을 탕 치며 일어났다. “여경아, 더 이상 인정 베풀 거 없다. 네 명예를 더럽혀서 자기가 회사를 빼앗으려는 의도가 뻔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네. 네 디자인까지 몰래 훔쳐본 모양이다.” “절대 아닙니다.” 여름은 끓어오르는 분노에 어쩔 줄 몰랐다. “그럼 증거를 가져와. 증거도 없이 사람을 무고하다니. 여경이가 이 프로젝트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아? 네가 남 지적할 자격이나 있어!” 이때 정해천이 몸을 일으켰다. “아, 이제야 이해가 되는군. 어쩐지 내 디자인보다 더 좋다 했더니…. 다른 사람 것을 표절한 것이었네요. TH그룹의 사람이었군! 염 대표님, 이거 완전 우리가 놀아난 것 아닙니까?” 염 대표의 표정이 어두웠다. “강여름 씨, 저 사람들 얘기가 모두 진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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