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화
하준이 주먹을 꽉 쥐었다. 손등의 시퍼런 핏줄이 터질 듯했다.
“강여름 씨, 잘 들어요, 나는 변호사입니다. 변호사에게는 승패만 있어요. 정의의 사도는 아니란 말입니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양심은 있어야죠.”
여름이 고개를 저었다. 갑자기 하준과 자신은 완전히 다른 세계의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지금까지 내가 강여름 씨를 위해 한 일은 다 뭡니까? 나한테 그런 말을 하다니!”
하준은 주체할 수 없는 화를 삭이며 여름을 노려봤다. 이제껏 여자에게 이렇게 잘 해줘 본 적이 없던 그였다. 그런데 여름이 말 한마디로 그 모든 것을 부정해 버렸다.
“양유진이 당신 목숨을 구해줬다고 그 사람하고 사귀기로 결심이라도 한 겁니까? 하긴, 처음부터 당신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던 놈이니까.”
“말조심해요.”
여름도 화가 났다.
“나 때문에 신장 하나를 잃었어요. 그런데 병간호도 못해요? 이건 생명의 은인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감사 표시에요.”
“난 모르겠고, 당장 따라와요. 양유진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양유진은 뒤로 강여경에게 그런 사진을 보낼 수 있는 인간이다. 겉으로는 사람 좋은 척하지만, 뒤에서는 무슨 일을 꾸미는지 알 수 없는 위선자였다.
“당신이야말로 내가 생각했던 그런 사람이 아니네요.”
여름은 극도로 화가 치밀었다.
이때 한선우가 옷을 들고 들어왔다.
“여름아, 옷 좀 사 왔어. 얼른 갈아입…”
말을 하다가 최하준을 발견하고 한선우의 얼굴이 굳었다.
“누가 들여보낸 거야? 당장 나가.”
하준이 한선우와 여름을 한 번씩 쳐다보고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어쩐지 이상하게 버틴다 했더니. 전 남친에 새 썸남까지? 삼촌과 조카에게 이중으로 둘려싸여서 아주 신이 났다, 이거군.”
“날 겨우 그런 인간으로 봤군요.”
여름의 눈가가 빨개졌다. 몸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말이 너무 심하잖아? 그게 사람이 할 소리야”
더 이상 참지 못한 한선우가 옷을 한쪽으로 던지고 주먹을 날렸다.
하준은 가볍게 손을 들어 막았다. 한선우가 분해서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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