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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화

여름은 멍해졌다. 사실 하준의 가족에 관해 물어볼 참이었다. ‘최윤형에게 말하지 말라고 한 건 나한테 알려주고 싶지 않다는 뜻이겠지, 그럼 관두자.’ “없는데요.” 하준은 천천히 눈을 내리깔았다. 여름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말했다. “아, 있어요! 오늘 저녁에 난 경매 행사 참가해요. 집에서 밥 못 먹어요. 혹시 같이… 갈래요?” 여름은 조심스레 물었다. 승낙할 거라고 기대하진 않았다. 콧대 높은 그가 이런 행사 따위에 참석할 리 없었다. “그러죠.” “예?” 여름은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게 그렇게 놀랄 일입니까?” 하준은 넋이 나간 여름의 모습을 보고 빙그레 웃었다. “아뇨, 전엔 동성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는 거 싫어했잖아요.” “당신 지켜주러 갑니다. 또 벌이고 나비고 다 달려들 테니.” 앞만 보고 진지하게 운전하는 완벽한 옆모습을 옆에서 바라보던 여름은 몸을 내밀어 하준의 뺨에 입을 맞췄다. 순간 핸들을 잡은 손이 흔들렸다. “하아, 운전할 때는 유혹 금지입니다.” 어쩐지 익숙한 말이었다. 여름이 웃었다. “알아요, 차 흔들리면 뒤집힐까 봐요?” “아닙니다.” 하준이 여름을 슬쩍 보았다. “마음이 흔들립니다.” 여름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밀폐된 공간에 순간 뜨거운 기운으로 가득 차고 있었다. 여름의 가슴은 설레어 점점 빨리 뛰기 시작했다. 그 순간 하준에게 달려들어 입을 맞추고픈 생각이 간절했지만, 무사히 가기 위해 꾹 참았다. ****** 7시 반. 컨벤션센터. 경매 행사가 막 열리려 하고 있었다. 동성의 유명인사가 하나둘 입장했다. 이제 새로 화신의 대표이사가 된 강여름은 화제의 중심이었다. 여름이 들어서자 주위에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많은 사람의 관심 대상이 된 여름을 멀리서 바라보는 한선우의 마음에 씁쓸함이 스쳤다. 단 며칠 만에, 예전에 자신이 버렸던 여친이 화신의 새로운 대표가 되어있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모두 자신더러 어리석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렇다. 어리석었다. 가장 좋은 다이아몬드를 못 알아보고, 깨진 유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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