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화
“안 됩니다, 안 돼요!”
최윤형은 어젯밤 하준이 신신당부하던 것이 생각나 얼른 그녀를 말렸다.
“절대 말하면 안 된다고 했어요, 사적인 영상까지 넘겼는데 제발 모른 척해주시죠.”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최윤형이 자기 입으로 인정하자 여름은 완전히 놀랐다.
‘최하준이 재계 순위 1위인 FTT가의 사람이었다니. 최윤형이 최하준을 이렇게 두려워하는 걸 보면, 설마 쭌이… 직계?’
자신이 FTT가와 엮이게 될 거라곤 추호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너무 복잡한 집안이었다. 자신과 같은 일반인이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알았어요. 하지만 강여경이랑 어떻게 알게 된 건지는 알아야겠어요.”
강여름은 가까스로 냉정을 되찾고 물었다.
“진현일이 소개했습니다.”
“진현일이 나한테 잘 보이려고 강여름을 저한테 보낸 겁니다.”
여름의 입가가 살짝 떨렸다.
“왜 다른 사람의 여자친구를….”
최윤형이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죄송합니다.”
“…….”
여름은 묻고 싶었다. 그 집안에서 최윤형만 그 모양인지, 아니면 다들 그렇게 변태인지.
******
사무실로 돌아온 여름은 머리가 복잡했다. 하준과 결혼생활을 시작했을 때 그가 한선우의 외삼촌인 줄로만 알았다. 나중에 착각한 걸 알았을 때도 그저 일개 변호사라고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재벌 중의 재벌이었던 것이다.
기쁘다기보다는 그저 놀랍고 두려울 따름이었다. 결코 평탄치 않은 길이 될 것이다.
‘그 집안에서 날 반대하겠지?’
갑자기 너무 피곤해졌다. 잡념을 떨치기 위해 여름은 최윤형에게 받은 영상을 열었다.
그저 강여경에게 흠이 될만한 거리를 찾는 게 목적이었다.
옆에 있던 차윤이 영상에 몰입한 여름을 보고 한마디했다.
“꽤 오래 보십니다? 변호사님께서 아시면 싫어하실 텐데요.”
“뭐, 차윤 씨랑 나만 입 다물면 모를 텐데요.”
여름이 머쓱하게 웃었다. 최윤형 사진도 못 보게 했던 사람인데, 이렇게 열심히 영상을 보다 들키는 날엔 뼈도 못 추릴 터였다.
차윤은 아무 말이 없었다.
‘안 본 걸로 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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