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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화

“의사를 불러 뭐하게요? 그렇다고 통증이 없어지지도 않을 텐데요.” 최하준이 눈을 감았다. 통증 때문에 속눈썹이 움찔거리며 떨렸고 급기야 꽉 다문 입술로 낮은 신음을 내뱉었다. 창백한 얼굴로 애써 통증을 참는 최하준의 모습에 여름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의 손을 꽉 잡았다. “내, 내가 어떻게 해줄까요?” “뭐든 할 수 있어요?” 최하준의 두 눈이 더 깊어졌다. “네.” 여름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최하준이 눈에 힘을 주고 열심히 고민하는 척 하다가 가볍게 툭 내뱉었다. “그럼 나한테 키스해줘요. 다른데 집중하면 통증을 잊어버릴 거 같은데.” “……” 여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런가?’ 그렇게 약한 모습을 보지 않았다면 다분히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의심했을 것이다. “안 되면 할 수 없고.” 최하준이 고개를 돌렸다. 계속 아파서 끙끙거렸다. “아니, 아니. 할게요.” 이 사람은 내 생명의 은인이야. 여름은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그의 얼굴을 잡고 천천히 얼굴을 숙여 최하준의 부드러운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병원 약 때문인지 그의 입술에선 약 냄새가 느껴졌지만 그것도 잠시, 감미로움에 묻혀버렸다. 이렇게 키스를 리드하는 건 처음이라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전등이 꺼져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최하준의 몸도 바로 반응했다. 심장이 요동 치기 시작했다. 뜨거운 입술에 제대로 응답하기도 전에 여름이 갑자기 입술을 떼었다. 그러더니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물었다. “이러면 돼요?” “조금 효과가 있네요. 근데 당신이 떨어지니까 다시 통증이….” 최하준의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그렇지만 키스를 너무 오래하다 혹시나 눌려서 아프게 할까 봐 걱정이 돼요.” 여름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쪽으로 와요.” 최하준이 자신의 왼쪽 빈자리를 턱으로 가리켰다. 여름이 주저하며 빈 자리에 걸터 앉았다가 그 옆에 누웠다. 그리고 다시 키스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수줍게 입을 맞추던 여름은 최하준이 키스를 돌려주기 시작하자 어느새 그에게 점점 밀착했다. 오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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