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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4화

“이제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닥터 류가 입에 주먹을 대고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아주 교육을 단단히 시키셨더군요. 앞으로 계속 강화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민망하기 그지 없었다. 여름은 벌게진 얼굴로 하준을 데리고 비뇨기과를 떠났다. “얼굴이 엄청 빨개.” 하준이 천진하게 여름을 바라보았다. “열 나?” “아니야.” 여름은 하준의 언어 능력이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보통 2살 배기와는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병실로 돌아와 여름은 진지하게 하준을 바라보았다. “쭌, 앞으로는 내가 한 말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하면 안 돼. 알겠어?” 하준은 그 잘생긴 얼굴로 멍하니 대답했다. 여름이 예를 들었다. “예를 들어서 둘이서만 있을 때 다른 사람 앞에서는 바지 벗는 거 아니라거나 어떤 곳은 다른 사람이 건드리면 안 되고 나만 만질 수 있다거나 쭌 입술에는 나만 뽀뽀할 수 있다거나, 그런 건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 돼.” 하준이 눈을 깜빡였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안 돼. 그러다가… 그러다가 누가 나한테 뽀뽀하려고 하면….” “그러면 ‘뽀뽀하지 마!’라고 말해야지. ‘여긴 만지지 마!’ 이렇게.” 여름이 하준의 말을 끊었다. “다른 사람한테 자꾸 내 핑계 대지 마.” “…어….” 잘모르는 것 같지만 하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왜?” “왜냐하면… 내가 민망하거든.” 여름이 단호하게 하준이 눈을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난 너를 아가로 보지 않아.” “그러면 나 어린이야?” 하준이 똘망똘망하게 눈을 반짝였다. 여름은 속으로 생각을 삼켰다. ‘당연하지. 어린이도 아니고 아저씨라고요, 아시겠어요?’ “아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으로 봐.” 여름이 작은 얼굴을 하준의 가슴에 묻었다. “아직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사랑이 뭔지 천천히 알게 될 거야.” “알아. 내가 초콜릿 좋아하는 거 같은 거잖아? 만화 좋아하는 거 같은 거.” 하준이 진지하게 끄덕였다. 여름은 씁쓸하게 웃었다. ‘알긴 뭘 알아? 됐다. 천천히 배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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