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화
최하준이 얼굴을 찌푸렸다.
“그 쪽이 아니면 여름 씨 끌고 들어간 녀석은? 그 놈은 전혀 다치질 않았어.”
“그 사람 진술로는 강여름 씨랑 현장실측 하려고 간 것뿐이랍니다. 가면서 너무 대화에 몰입해서 안전모 씌워주는 걸 깜박했다고 합니다.”
“몰입?”
최하준이 갑자기 ‘픽’하고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김상혁은 등줄기에서 주르륵 식은땀이 흘렀다. 저 놈의 질투심 때문에 또 미친듯이 노발대발하는 건 아닌지 지레 겁부터 났다.
“영업하는 사람들은 다 그 모양이라니까. 하여간 아무나 붙들고 떠들기 바빠서.
어쨌거나 이번 일에 대가는 혹독하게 치르게 될 거야.”
최하준이 담담하게 말했다.
“일단 소장 보내. 화신 측 배상이 흡족하지 않을 경우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고.”
“네.”
이때 여름이 요리를 가지고 나왔다. 김상혁을 보더니 멈칫했다.
“어떡해요. 오실 줄 모르고 2인분만 만들었어요.”
“괜찮습니다. 저녁도 먹었고, 지금 막 가려던 참입니다.”
테이블 위에 차려진 음식을 보고 김상혁이 놀랐다. 최하준이 입원해서 이렇게 소박하게 먹는 걸 본 적이 없다. 보통은 십여 가지 반찬을 준비해야 했었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그걸 보고도 화를 내지 않는 최하준을 보니 더욱 놀라웠다.
여름은 요리들을 테이블에 올려 놓고 최하준의 왼손을 한 번 봤다. 아직 왼손은 쓸만한 듯 했다.
“내가 먹여줘요, 아니면 혼자 먹을래요?”
“당연히 먹여줘야죠. 왼손으로 어떻게 밥을 먹습니까?”
최하준이 어린아이처럼 뾰로통해졌다.
‘아니, 왼손을 더 잘 쓰시잖아요?’
김상혁의 입가가 씰룩거렸다.
“아직 안 갔어?”
최하준이 아래 위로 눈을 부라리며 김상혁을 노려보았다.
“네, 갑니다.”
김상혁이 쌩하니 사라졌다.
“상혁 씨한테 왜 그러세요? 좋은 사람인데.”
여름이 불쌍하다는 말투로 편을 들었다.
“좋다고?”
최하준의 눈에 어두운 기색이 스치고 지나갔다.
“나보다 더 좋습니까?”
여름이 흠칫하더니, 갑자기 눈빛이 이상하게 빛났다.
“쭌, 지금 질투하는 거 맞죠?”
“……”
질투?
최하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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