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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2화

하준은 머리를 긁었다. “여기는 형아?” “……” 오면서 할머니에게 아빠의 병세를 듣기는 했지만 직접 보고 나니 쌍둥이는 역시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여름이 쌍둥이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빠가 좀 다쳤어. 아빠를 잘 돌봐드려야 해, 알겠지?” “아빠 계속 이렇게 지내는 거예요?” 여울이 마음 아파했다. 여름의 눈에 근심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나 얼른 감추고 말했다. “엄마랑 주혁이 삼촌이 여기저기 전문가들에게 연락해 보고 있어. 아빠가 빨리 나았으면 좋겠구나.” “알겠어요.” 여울이 코를 훌쩍였다. “동생이 생긴 셈 치지, 뭐.” 여름도 마음이 아팠다. 이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여름은 전화기를 들고 나갔다. “여보세요? 누굴 찾으시…” “차진욱이오.” 안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름은 흠칫하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일입니까?” “어제 민우가 실종됐소.” 차진욱의 말투가 전혀 우호적이지 않았다. “아직도 연락이 안 닿아. 비서도 연락이 안 되고. 민우 통화 기록을 찾아보니 마지막으로 연락한 게 당신이더군. 당신과 민우의 실종이 연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말이지.” 여름은 골치가 아팠다. 어제부터 지금까지 너무 많은 일이 벌어져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제 차민우까지 실종이 되었고 말하는 모양새를 보니 차진욱은 아무래도 자신을 의심하는 듯했다. “그저께 밤에 전화 한 번 오고 나서는 연락한 적이 없습니다.” 여름은 솔직하게 말했다. “저는 지금 제 일 처리하기도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최민우 실종에 간여할 시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자네는 내가 데려온 보디가드를 몽땅 입원시켰어. 그래서 민우는 어제 아침에 비서 하나만 데리고 나갔으니 지룡에서 민우 하나를 상대하기는 식은 죽 먹기겠지.” 차진욱은 도저히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평소에 차민우에게 엄격하긴 했지만 하나뿐인 아들인지라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 이 나라에서 차민우에게 이렇게 대놓고 손 댈 수 있는 자가 있으리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 바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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