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여름은 고개를 들어봤지만 끌려나가느라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다.
쏟아지는 햇살 아래 훤칠한 남자가 서 있었다. 짙은 남색 더블 쟈켓을 입은 남자는 사뭇 우아한 분위기를 풍겼다.
또렷한 콧날에 깊은 두 눈, 날렵한 눈썹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최하준⋯.
이렇게 빨리 다시 그 남자를 만나게 될 줄 몰랐던 여름은 멍해졌다.
게다가 이런 처참한 꼴로⋯.
망했다. 이대로 끌려가 이혼을 당할 지도 모른다.
옆에 있던 이지훈이 다가와 여름의 몰골을 가만히 보더니 바로 분위기를 파악했다.
이전에 파티에서 본 적이 있었고, 여름이라면 동성 명문가 사이에서도 소문이 자자한 우수 인재였다.
그런 여름이 이런 낭패한 꼴이라니 드문 광경이었다.
이지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분은 혹시 자네의⋯.”
최하준이 이지훈에게 경고의 눈짓을 보냈다.
이지훈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
“여름아, 괜찮아?”
이때 윤서가 종업원을 확 밀쳐내고 여름을 부축했다.
“괜찮아.”
여름이 괴로운 듯 최하준을 흘끗 보더니 대답했다.
윤서는 그제야 최하준을 알아보았다. 잘생긴 것은 알았지만 대낮에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누구라도 마음을 빼앗길만한 미모였다.
윤서뿐 아니라 진가은, 강여경, 채시아 세 사람의 시선도 그에게 향해 있었다. 이런 미모와 아우라는 처음이었다.
대체 누구람?
최하준은 꼼짝도 않고 서서 눈썹을 찌푸렸다. 검은 눈동자가 류 실장에게로 향했다.
“여기선 고객을 이렇게 대접합니까?”
류 실장은 심장이 벌렁거렸다. 최하준을 알지는 못했지만, 좌중을 압도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게다가 그 옆에는 동성 최고의 명문가 자제인 이지훈이 함께 있었다.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될 상대였다.
류 실장이 어쩔 줄 몰라하는 와중에 진가은이 생긋 웃으며 나섰다.
“지훈 씨, 친구분이신가 봐요? 두 분이 잘 몰라서 그러시는데, 내가 오늘 친구들이랑 밥을 먹으려고 예약을 했거든요. 그런데 임윤서랑 강여름이 나타나서 다짜고짜 룸을 내놓으라는 거야⋯.”
“진짜 뻔뻔하네, 우리가 예약한 걸 너희가 협박해서 빼앗은 거잖아?”
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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