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4화
이주혁은 시아의 입을 통해서 뭔가를 얻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결국 시아는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주혁 씨, 여경이를 소개해 줄게요. 여경이 배후의 인물하고 인맥만 터놓으면 주민그룹은 한 단계 더 위로 올라갈 수 있을 거예요.”
시아가 용기를 내어 이주혁의 뒤로 다가가 허리를 감았다.
이주혁은 가차 없이 시아의 손을 쳐냈다.
“채시아, 강여경이 성형수술을 해서 다른 사람인 척하고 하준이 곁에 스며들어 간호했었던 건 알겠지? 강여경이 하준이가 먹는데 약을 타서 병세를 더 악화시켰었다고.”
이주혁이 천천히 돌아섰다. 두 눈에서는 조금의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정체가 거의 노출되었을 때 저는 슬쩍 빠져나가면서 무고한 사람을 불 속에 집어넣었어. 그래서 하준이에게 해를 끼친 게 지다빈이고 그 지다빈이 화재로 사망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지. 그것만 해도 천인공로할 짓인데, 추동현과 손을 잡고 그 화재 사망사건의 죄를 백소영에게 뒤집어씌운 인간이야.”
시아가 덜덜 떨었다.
그 사건에 대해서는 그저 조금 들었을 뿐 강여경이 그렇게 깊기 간여되어 있는 줄은 몰랐다. 게다가 백소영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줄은 전혀 몰랐다.
더구나 백소영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었다.
다만 이주혁을 따라다닌 여자 중 하나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저 이주혁이 가지고 놀다가 버린 상대 중 하나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이다.
“백소영이 누구인지 알아?”
이주혁의 얼굴이 굳어졌다. 목소리도 점점 싸늘해졌다.
“내 첫 여자야.”
그 말을 마치더니 이주혁은 시아의 따귀를 올려붙였다.
시아는 다리가 풀려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정신이 혼미해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주혁이 한 걸음씩 걸어왔다. 시아에게는 그 발걸음이 마치 사신의 발걸음처럼 느껴졌다.
“내 평생 가장 증오하는 게 바로 강여경이야. 소영이를 내 손으로 감옥에 집어넣도록 날 가지고 놀았다고. 그런데 네가 그런 인간이랑 가깝게 지내? 절친이라고?”
이주혁의 입꼬리가 잔인하게 올라가더니 비웃음을 띠었다.
“넌 이번에 선을 넘은 정도가 아니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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