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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2화

윤서는 두 눈을 가만히 감았다. ‘서울에 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아니! 난 후회하지 않아. 그야말로 온갖 일을 다 겪었지만 그래도 내가 없었다면 여름이는 혼자서 그 많은 일을 다 감당하지 못해서 그저 절망 속에 나날을 보냈을 거야. 그래도 내가 있어서 외국에 나가서도 힘든 가운데 사업을 일으켜서 최고가 될 수 있었던 거야.’ “아니! 난 후회하지 않아. 동성에 있을 때 나는 꿈도 없고 목표도 없이 그저 오빠 옆에 그림처럼 서 있기만 하는 존재였어.” “너 혹시 아직도 옛일을 잊지 못해서…” 윤상원의 목구멍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니라면 대체 윤서가 이미 지난 일에 왜 그렇게 큰 원한을 품고 있겠어?’ 마음에서 내려놓지 못하니까 담대해질 수 없는 거라고.’ 윤상원은 그렇게 생각했다. “저기요, 굳이 데려다주실 생각이라면 입 좀 다물어 주실래요? 차만 세워 주면 당장이라도 내리고 싶거든요.” 윤서가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 뱉었다. ‘대체 오늘 무슨 마가 껴서 아침부터 송영식을 만나더니 간신히 정리하고 나니 이주혁이 나타나고 이제는 윤상원까지 난리람?’ 윤상원이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 입가가 움찔거리더니 결국 정말 윤서가 차에서 뛰어내리기라도 할까 봐 겁이 나서 닥치기로 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저도 모르게 차를 천천히 몰게 되었다. 그러다가 휴대 전화가 울렸다. 신아영이었다. 윤상원은 흠칫하고 놀라서 얼른 전화기를 무음으로 돌리고 던져두었다. “왜 안 받아요? 전화 안 받으면 신아영이 혼자서 막 망상을 펼치고 난리일 텐데.” 윤서가 비웃었다. “그런 거 아니야. 보험회사였어.” 윤상원이 얼른 거짓말로 둘러댔다. 윤서는 팩폭을 하는 노력을 들이기도 귀찮았다. 리버사이드 파트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윤서는 후다닥 차에서 내려버렸다. “윤서야….” 윤상원이 바로 따라 내렸다. 지척에 있는 윤서를 보자니 심장을 칼로 도려내는 듯 아팠다. 두 사람이 이렇게 가까이 서 있는 데도 마음은 마치 세상 저 끝에 있는 듯 닿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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