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화
오후 5시, 최하준의 차가 집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임옥희는 최하준이 예정보다 일찍 돌아오자 깜짝 놀랐다.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최하준은 매일 일찍 출근하고 늦게 돌아오곤 했다. 세 끼 식사도 집에서 한 적이 없다. 이 집은 그저 잠만 자는 장소인 것 같았다.
“어머, 이… 이렇게 일찍 오실 줄은, 아직 식사 준비도 안 됐는데.”
“괜찮습니다. 밥 안 하셔도 됩니다.”
최하준도 자신이 일찍 퇴근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여름이 사무실을 떠난 뒤로 내내 일할 마음이 안 생겼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게 여름이 한 음식을 오랫동안 못 먹은 탓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래서 서둘러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런데, 집에 돌아온 지 3분이 다 되어가는데도 그 사람은 그림자도 보이지가 않았다.
“이 사람은? 없습니까?”
최하준은 인상을 쓰고 좌우를 둘러보았다.
도우미 아주머니가 잠시 얼어 있다가 말했다.
“선생님 방에 계시는데 올라가신 후 내려오지 않고 계세요. 누워 계시지 않나 싶은데요.”
최하준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내 방이라고? 진짜 대단하군. 오자마자 내 방에 들어가 누워있어? 그렇게 급했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물론 내 사람으로 삼겠다고 결심은 했지만, 같이 방을 쓴다고 한 적은 없다고.’
최하준은 불쾌해 하며 이 층으로 올라갔다. 방문이 잠겨있지 않아 곧바로 열고 들어갔다.
들어가다가 옆에 놓인 짐 가방을 보니, 옷 안에 형태가 확실치 않은 무언가가 들어 있었다.
최하준은 그것을 집어 들어 확인하고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준비 한 번 완벽하군!’
물건을 들고 침대 옆으로 가 침대 위에 누워 있는 여름을 보았다. 검고 긴 머리카락이 최하준의 전용 베개 위에 흐트러져 있고 홍조를 띤 맑은 얼굴이 잠들어 있었다.
더운지 이불은 가슴까지만 덮은 채, 목과 쇄골의 눈부시게 하얀 피부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이불 한쪽엔 새하얀 종아리가 나와 있었다.
방 안에 여인 하나 더 있을 뿐인데 이렇게 그윽한 향기로 가득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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