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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화

“아, 적당히 해라.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냐?” 송영식이 의기소침해진 모습을 보고 이주혁이 중재에 나섰다. “그리고, 너도 백지안한테 십수 년을 당해 놓고. 그나마 영식이는 걔한테 돈은 안 잃었다고.” “……” 하준은 이주혁이 대체 자기 편을 드는지 송영식 편을 드는지 알 수 없어 싸늘한 눈을 하고 바라보았다. 이주혁은 씩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송영식이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감격한 듯 말했다. “그래도 위로가 된다. 내 마음과 사랑은 농락당했지만 그래도 재산은 지켰네. 며칠 동안 내내 이러고 살아서 무슨 의미가 있나 싶더라. 그런데 갑자기 누구누구랑 비교해 보니 나는 그나마 행운이네. 이제 안분지족하려고.”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 있으면 좋지.” 이주혁이 말을 이었다. “솔직히 생각해 보면 우리 셋 다 바보라니까. 백지안에게 그렇게 속아 넘어간 걸 보면.” “그러게나 말이다.” 송영식이 씁쓸하게 눈을 내리깔았다. “걔한테 난 그냥 어장 관리 대상이었는데, 나 진짜… 너무 멍청하지 않냐? 이제서야 나는 백지안에게 그렇게 무시 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다니.” “걔가 뭔데 널 무시해?” 하준이 뱉었다. “걔는 그냥 돈과 권력을 탐하는 허영쟁이일 뿐이야. 걔가 전에 나는 사랑했는 줄 아냐? 그리고… 이제 보니 백지안의 그냥 빙산의 일각일 뿐이었어.” “그게 무슨 소리야?” 송영식이 멍하니 물었다. 하준이 송영식을 쳐다봤다. “여름이가 그러는데 전에 곽철규에게 사람을 붙여서 추적한 적이 있대. 그러다가 니아만의 킬러 손에 녀석이 죽는 걸 목격한 거야. 니아만의 킬러는 우리 나라에서 오로지 추신과 양유진이 명령만 들어. 그런데 추신도 양유진도 곽철규랑 딱히 연결고리도 없는데 죽일 이유가 없거든. 이유는 단 하나뿐이지. 곽철규가 죽기를 바랐던 사람은 백지안이라고. 백지안은 추신이나 양유진과 얽혀있는 거야.” 송영식은 굳어버렸다. “그… 그렇지만 지안이는 곽철규에게 협박 당했다고 했잖아? 그 자식의 죽음은 자기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넌 아직도 걔 말을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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