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5화
“……”
“대표님….”
엄 실장이 걱정스럽게 여름의 눈치를 살폈다.
“정말 너무 뻔뻔한 데요?”
“뭐 하루이틀 보나요?”
여름은 손에 든 자료를 다시 보았다. 다행히 하준이 시간 맞추어 적절하게 자료를 구해주었다.
이 자료가 아니었으면 상황을 뒤집는 데 실패했을 것이다.
“가서 감기약 좀 사서 FTT 회장실에 보내요.”
여름이 휴대전화를 들고는 말했다.
“약값은 이체해 드릴게요.”
“네?”
엄 실장이 되물었다.
“약이오, 약!”
여름이 책상을 두드렸다.
“최하준 회장이 감기 걸렸거든요. 내가 큰 마음 먹고 자비심을 좀 베풀까 해서.”
엄 실장은 당황했다.
“저기, 이런 와중에 최 회장에게 약을 사서 보내고 싶으십니까? 아무리 재결합 하신대도 이런 때….”
“잔소리 말고 빨리 가세요.”
더는 듣고 싶지 않아서 여름은 엄 실장을 쫓아내보냈다.
******
FTT 사무실.
비서실에서 팀장 하나가 결제를 받고 나오자 바로 상혁이 약 봉투를 들고 들어갔다.
“회장님…”
상혁이 약을 건넸다. 노트북을 들여다 보던 하준은 흘끗 보더니 인상을 썼다.
“무슨 약을 그렇게 잔뜩 들고 들어와? 배탈도 아닌데 소화제에 뭐에… 약만 먹어도 배부르겠군.”
상혁이 싱긋 웃었다.
“제가 산 게 아닙니다. 강 대표님 비서가 가져왔는데요.”
하준은 움찔했다. 검은 눈이 반짝하고 빛났다.
“정말이야?”
“네. 방금 엄 실장님이 가져오셨습니다. 저기…”
상혁이 ‘이 중에 증상에 맞는 게 있으면 골라 드십시오’라고 하려는 찰나에 하준이 말을 다 듣지도 않고 와락 가져가서 소화제부터 냅다 먹기 시작했다.
마바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 치우고는 씩 웃었다.
“맛있네.”
“……”
상혁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세상에 소화제 맛있다는 사람 처음 봅니다….
게다가 아까 배탈 안 났다고 하시지 않았어요?’
상혁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하준은 다시 기침약과 콧물약을 연달아 까 넣었다.
단번에 마구 이 약 저 약 삼키는 하준을 보고 상혁이 놀라서 외쳤다.
“회장님, 이걸 다 드시면 안 됩니다. 약이 열 가지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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