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장
“우리는 합법적인 부부이고 혼인 신고서를 사용할 권리도 있어. 게다가 임태연이 먼저 도발해서 반격하는 것뿐인데, 네 눈에는 나만 악독해 보이나 보지?”
이서현이 자기도 모르게 가벼운 웃음과 함께 비아냥거렸다.
이서현과 시선을 교환한 안윤아는 그녀의 손에서 핸드폰을 뺏어 들어 김도하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머리에 총 맞았으면 병원이나 가봐. 자꾸 서현이한테 와서 이래라저래라 하면서 귀찮게 하지 말고! 네가 서현이랑 이혼하지 않은 이상, 너랑 임태연이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들 눈에 임태연은 그냥 남의 가정을 파괴하는 내연녀일 뿐이야! 너랑 임태연은 하나는 멍청이고 다른 하나는 정말 여우야. 하늘에서 정해준 한 쌍인지 정말 잘 어울려!”
말을 마친 안윤아는 화가 나서 자신의 핸드폰을 꺼냈다. 인터넷에 임태연과 관련된 부정적인 소식들은 모두 사라졌다. 그녀는 당장 개같은 남자를 찾아가 뺨을 한 대 날리고 싶었다.
며칠 동안 심혈을 기울인 판이 김도하의 말 한마디 때문에 완전히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김도하, 정말 임태연을 많이 사랑하나 보네.”
안윤아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러나 김도하는 안윤아에게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안윤아의 욕설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
“이서현한테 핸드폰 줘.”
이서현이 안윤아에게 눈짓하며 핸드폰을 건네받았다.
“임태연 일 말고 다른 용건이 있나요?”
이서현의 무뚝뚝한 말투에 김도하는 왠지 모를 짜증을 느꼈다.
“다른 일이 없으면 너한테 전화도 못 해?”
이서현이 에둘러 일깨웠다.
“되긴 되는데, 어차피 이혼할 마당에 평소에는 서로 방해하지 않는 게 좋지 않겠어요?”
차가운 콧방귀가 김도하에게서 흘러나왔다.
그는 입꼬리를 가볍게 끌어올리며 짓궂은 웃음을 지었다.
“이서현, 그렇게 이혼 하고 싶어?”
이서현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당연하죠.”
김도하 얼굴에 비친 미소는 이서현의 말 한마디에 더욱 짙어졌다.
“임태연한테 사과하면 내일 아침 너랑 법원에 가서 이혼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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