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장
이번 일에서 가장 상처받은 사람은 이서현이었다. 만약 그녀가 이혼을 원한다면 김상철은 이번에도 강행할 생각이었다.
이서현은 정신을 잃은 김도하를 보고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결정도 쉽게 내리지 못했다.
“할아버지, 실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김도하가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다친 것을 보고 그녀는 마음이 약해졌다. 지금 이혼하는 건 너무 잔인한 것 같았다.
더군다나 그녀는 김도하를 진심으로 사랑했었다. 더군다나 이는 결정권이 넘어왔다고 해서 쉽게 대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이를 보고 김상철은 세 번째 선택지를 줬다.
“지금 모르겠으면 조금 더 지내보고 알려줘도 된다. 언제든지 이혼하고 싶어 지면 나한테 말하거라.”
이건 지금으로서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그래서 이서현은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네, 그렇게 할게요.”
김상철은 이서현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고개를 숙여 김도하를 바라봤다.
“10대를 전부 버텨낼 줄은 몰랐구나. 생각보다 괜찮은 녀석이야. 박 집사, 가정의를 불러와. 지혈은 해야지.”
더 이상 방치한다면 김도하는 과다 출혈로 죽을지도 몰랐다.
박기태는 안절부절못하고 있다가 허락이 떨어지기 바쁘게 우지혁을 불러봤다. 우지혁은 줄곧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우지혁은 공손한 자세로 들어왔다. 아무리 처참한 광경이라고 해도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자세를 숙여서 상처부터 살폈다.
잠시 후 김도하를 미라로 만든 다음에야 그는 밖으로 나갔다. 김상철은 한쪽에 서 있는 김수영에게 말했다.
“수영아, 사람 좀 불러서 도하를 방에 보내거라. 난 서현이랑 할 얘기가 있으니 가급적으로 서재에 오지 말라고 전해주렴.”
김상철은 이서현에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이서현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따라 서재에 들어갔다.
...
서재 문이 닫히고, 김상철은 비밀스럽게 서랍을 열었다. 그리고 서류를 꺼내 이서현에게 건네줬다.
“열어보거라.”
김상철은 턱을 까딱하며 서류를 가리켰다. 이서현은 얌전하게 서류를 펼쳐 봤다.
주식양도계약서, 이 일곱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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