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장
위층의 VIP 병동에서, 임지성은 다리가 부러졌지만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
주예은에게 부탁해 휠체어를 빌린 임지성은 거동이 불편해도 병실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누나, 저 이렇게 고급진 병실은 처음이에요! 회사에서 차려준 오피스텔보다도 훨씬 고급져요!”
그리고 두 손을 앞으로 척 모으더니 이렇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삼촌 만세!”
“정말 머리를 다친 건 아니죠?”
주예은은 임지성의 머리를 살피려다가 깁스를 한 다리를 보며 천천히 손을 내렸다.
그러나 참지 못하고 이마에 땅콩을 먹였다.
“세상 물정 모르는 것처럼 굴긴.”
임지성이 입을 삐죽였다. 그러나 전투 모드인 주예은과 말다툼해서 이길 수가 없다는 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고 얌전히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누나, 열애설 기사는 어떻게 할 거예요?”
임지성은 옆자리에 앉아 귤을 까고 있는 사람을 향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이시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귤에만 집중했다. 그러나 힘이 세게 들어간 건지 귤즙이 터져 손가락을 타고 흘렀다.
귤은 척 보아도 아주 달 것 같았다.
임지성은 이시연을 보며 재차 감탄했다.
‘시연이 누나는 참 예뻐!’
이시연이 자신 때문에 장아라와 다투다가 계단에서 떨어졌다는 사실을 처음 들었을 때, 임지성은 감동하기도 하고 죄책감도 들어 한참 눈물 콧물을 흘렸었다.
그리고 현재, 이시연과 강이준이 과거 연인 사이였다는 소식에 임지성은 깜짝 놀랐다.
주예은은 임지성더러 눈치 없이 굴지 말라고 눈짓했다.
이시연이 귤을 까서 주예은과 임지성에게 각각 나눠주고 티슈로 손을 닦았다.
“과거 연인 사이였던 건 맞아요. 하지만 난 그냥 일반인에 불과하니 사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대응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두 사람은 이시연의 말에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이시연은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인 것처럼 아주 덤덤해 보였다.
“제가 부탁을 해서 지성 씨 3일 휴가를 얻어냈어요. 이번엔 촬영 비중이 크지 않고 크게 움직이는 씬이 없어 다행이지만, 휴가를 마치고 지성 씨는 어쩔 수 없이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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