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장
육성재가 조심스레 병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이시연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문을 여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
이시연의 시선은 흔들림도 없이 창밖을 향했는데 무표정인 그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읽히지 않았다. 몸을 작게 웅크린 모습이 마치 상처 입은 나비가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아프고 아름다웠다.
병실 안은 소리 하나 없이 조용했고 모든 게 이시연을 위해 걸음을 멈춘 것 같았다.
육성재는 조용히 자리를 찾아 앉았고 다리를 꼬고 말없이 이시연을 지켜보았다.
육성재의 시선은 창백한 이시연의 얼굴에 꽂혔고 너무 마음이 아파 품 안에 안고 위로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생각에 잠긴 이시연을 방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육성재의 강렬한 시선 탓인지 이시연이 곧 고개를 돌려왔다.
육성재를 발견한 이시연은 깜짝 놀라다가 곧 활짝 미소를 지었다.
“삼촌? 출장 가신 거 아니었어요?”
창백한 이시연의 얼굴에 빠르게 생기가 돌았다.
육성재는 저도 모르게 부드러운 미소를 장착하고 의자를 들어 침대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다가 구석에 놓인 구슬을 발견하고 모르는 척 고개를 돌렸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육성재는 이시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이시연의 눈이 살짝 흔들렸지만 곧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를 지었다.
“실수로 넘어졌어요.”
육성재는 고개를 끄덕였고 더 이상 질문을 이어가지 않았다.
이시연은 속상한 일이 있어도 늘 꾸역꾸역 참는 아이였고 쉽게 자신의 아픔을 꺼내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시연이 말을 꺼내는 방법을 모를까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속에 담아두고 있으면 언젠간 곪아 다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시연이 말하지 않아도 육성재는 이시연을 대신해 복수를 할 생각이었다.
“왜 이렇게 급하게 돌아오셨어요?”
빠르게 끝난 스케줄에 이시연은 자신 때문에 서둘러 돌아온 게 아닌지 의심이 갔다.
육성재는 옆에 놓인 사과를 쥐고 천천히 껍질을 깎았다.
“일이 생각보다 쉽게 풀렸어. 해외 협력사 사장이 하성시로 온다고 해서 미리 돌아온 거야. 정우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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