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장
병실 안으로 들어선 강이준은 병약해진 이시연과 시선을 마주했다. 까만 눈동자가 가만히 강이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시연은 다양한 모습의 강이준을 지켜봤었다. 스포트라이트 아래 반짝반짝 빛이 나던 강이준, 투자자와 여유롭게 대화를 이어가던 강이준, 뭐든지 자신이 넘치던 강이준, 신분 차이에도 기죽지 않던 강이준, 그리고 매일매일 노력하던 강이준, 모든 강이준은 늘 침착하고 이성적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강이준은 평소와 다름없는 정장 차림이었지만 급히 달려온 건지 셔츠는 땀에 흠뻑 젖어 색이 달랐고 행색이 초라하고 눈빛도 여전처럼 당당하지 않았다.
‘뭐가 그렇게 급한 건가? 장아라를 위한 변명이라도 하려고?’
그 생각뿐인 이시연은 강이준과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애초에 강이준과 장아라의 잘잘못을 따지려던 과거의 자신이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2년 동안 당한 거로 아직 부족해?’
‘강이준이 언제 한번 내 편이 되어준 적 있어?’
이시연은 바로 고개를 돌렸다. 자신과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어 보이자 강이준은 한순간 당황해졌다.
그러나 곧 아픈 이시연이 화를 내는 게 당연하다고 자신을 다독였다.
그리고 오늘은 이시연에게 사과하려 온 것이었고 자신이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시연아.”
강이준이 낮은 목소리로 이시연을 불렀다.
“장아라에게 잘못이 없다는 말 따위를 할 거면 입도 열지 마. 내가 알아서 조사할 거고 장아라에게 잘못이 없다면 내가 뱉은 말대로 할게.”
“시연아, 그러지 마.”
이시연의 냉정함에 강이준은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네가 걱정돼서 왔어. 다친 곳은 많이 아파?”
몇천 층이나 되는 계단을 간절히 빌면서 받아온 팔찌를 대책 없이 다른 사람에게 준 것만 생각하면 강이준은 이시연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
강이준의 말에 이시연은 잠시 당황해했지만 곧 표정을 구겼다.
창백한 얼굴의 이시연이 무표정으로 말했다.
“우린 이미 헤어졌고, 네 걱정은 필요 없어.”
너무 침착하고 무덤덤한 이시연의 말투에 강이준은 마음이 불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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