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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장

강이준의 말에 안여정은 헛웃음만 나갔다. “장아라를 탈락시킨 건 나였어. 시연이는 아예 모르는 일이야!” 안여정은 덤덤하게 대답했지만 표정은 이미 구겨졌다. “이준아, 난 계속 너에게 기회를 주고 있었어. 그런데 넌 정말 날 실망시키는 구나!” 장아라를 위해 강이준은 작품을 포기했었다. 강이준은 깜짝 놀라 두 눈을 커다랗게 떴다. 폭염 날 무더운 공기 탓인지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도 강이준은 손발이 차게 식어가고 온몸이 굳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일이 걷잡을 수 없이 크게 번지자 옆에 있던 장아라도 많이 당황해했다. ‘이건 계획이랑 다르잖아!’ 예상과 다른 강이준의 반응에 장아라는 정말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이번에는 우는 척이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눈물이 핑 돌았다. 장아라가 조심스레 강이준의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이준 오빠...” 강이준이 고개를 휙 돌리자 눈시울이 빨개진 게 보였다. 늘 오만하고 당당하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장아라는 깜짝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렇게 무너진 강이준은 처음이었다. 강이준은 이성을 잃고 본능만 남은 사자처럼 당장이라도 자신의 목을 물어뜯을 것 같았다. 장아라는 너무 놀라 눈물마저 쏙 들어갔다. “이준 오빠, 침착해요.” 강이준은 두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렸다. 이성을 잃은 자신이 장아라를 다치게 할가 걱정이 되었다. “아라야, 먼저 돌아가 봐. 늦게 다시 연락할게.” 애틋해 보이는 두 사람을 보며 안여정은 역겨운 마음이 들었다. 대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사람과 엮기게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준 오빠, 오해라는 걸 알았으면 빨리 시연 언니랑 화해해요. 시연 언니가 오빠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용서해 줄 거예요.” 장아라는 다른 사람을 더 생각하는 착한 사람인 것처럼 굴었다. “난 뒤에서 묵묵히 두 사람 응원할게요.” 그 말에 정신을 번쩍 차린 강이준이 말했다. “그래, 빨리 시연이를 보러 가야겠어! 내가 그동안 잘못하고 빚진 건 천천히 갚으면 돼!” 안여정이 눈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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