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장

강이준은 그가 실시간 검색어를 산 것을 이시연이 어떻게 알았는지 알 수 없었다. “참, 나중에 내가 스폰서랑 결혼할 때 강 배우님 자리를 따로 마련해 드릴게.” “뭐?” 강이준은 순간 멍해졌다. 이윽고 그는 냉소를 터뜨렸다. “스폰서가 애인을 아내로 맞이하는 걸 본 적 있어? 게다가 너 같은 사람을 누가...” 그는 말을 하다 멈췄다.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 이시연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은 깊은 연못처럼 고요하고도 차분했다. 그녀는 담담한 목소리로 그의 말을 이어받았다. “누가 나 같은 백도 없고 힘도 없는 고아를 아내로 맞아주겠냐고 말하고 싶었던 거지?” 그녀는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에는 감정이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 그 차가운 평온함이 오히려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런 뜻이 아니야.” 강이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부정했지만 이미 그녀의 말은 그의 마음에 파고들었다. 그녀가 더 이상 그에게 속하지 않고, 통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은 강이준의 가슴을 터질 듯 답답하게 만들었다. 이시연은 온화한 성격으로 지난 몇 년간 그에게 거의 모든 것을 맞춰주었다. 하지만 육체적인 관계에 있어서는 단 한 번도 양보하지 않았다. 첫 경험을 신혼 첫날밤에 남겨두겠다는 그녀의 고집에 그는 참고 또 참았다. 그런데 그렇게 오랜 시간 참고 기다려왔는데 그녀가 지금은 어디서 굴러 왔는지 모를 뚱뚱하고 기름진 외모의 늙은 남자에게 넘어갔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니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이시연의 차분한 목소리가 그의 분노를 조금 가라앉혔다. “넌 정말 이상해.” 그녀는 문 안쪽에 서 있었다. 복도의 불빛이 그녀의 청아한 얼굴을 비추고 목소리는 차가운 달빛처럼 맑고도 서늘했다. “넌 분명 나를 깔보면서 내가 헤어지자는데, 왜 계속 찾아오는 거야? 안 피곤하니?” 이시연은 잠시 눈길을 아래로 내리며 그의 빈 왼쪽 손목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이제 그녀가 선물한 구슬 팔찌가 없었다. “내가 구한 구슬 팔찌는 결국 네가 아무렇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