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장
주예은의 얼굴이 금세 빨개지더니 그녀는 서둘러 변명했다.
“아, 아니에요.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겨우 감정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다시 원래의 수줍고 말 없는 모습으로 돌아갔다. 고개는 점점 더 숙여져 마치 타조가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으려는 것 같았다.
그때 임지성이 뒤에서 고개를 쏙 내밀며 말했다.
“뭔가 이상한데요?”
주예은은 미간을 찌푸렸다.
‘혹시 시연 언니의 말을 믿지 않는 건가?’
임지성은 대답을 기다릴 생각도 없이 혼자서 말을 이어갔다.
“내가 보기에 여신님은 강이준 선배님이랑 연애하는 것 같지 않아요.”
“둘이 친해 보이긴 하지만 연인처럼 보이진 않거든요. 뭔가 이상해요.”
주예은은 그의 방정맞은 주둥이를 당장 틀어막아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연애도 안 해봤으면서 뭘 안다고 떠들어요!”
임지성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예은 씨. 요즘 혹시 디스하는 기술이라도 배웠어요? 어떻게 그렇게 부드럽게 사람을 까는 말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이시연은 곁눈으로 두 사람을 힐끗 보며 살짝 웃음을 흘렸다. 이 두 사람은 정말 웃긴 콤비였다.
식사 도중 주예은은 매운 음식을 먹다가 얼굴을 찡그리며 눈물까지 글썽였다.
반면 임지성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물었다.
“매운 거 좋아한다면서요? 이건 살짝 매운 건데 왜 그렇게 못 먹어요?”
주예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사실 그녀는 매운 음식을 전혀 좋아하지 않았다.
매운 음식을 먹자고 한 건 단순히 이시연이 불편한 사람들과 떨어지고 싶어 한다는 걸 눈치채고 그녀를 돕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땀을 흘리며 조용히 작게 한 입씩 먹었다.
‘임지성 이 바보 같은 인간! 키만 크고 머리는 왜 이렇게 텅텅 비었냐고!’
이시연은 그녀에게 입안을 헹구라고 차가운 물을 건넸다. 그리고 맵지 않은 음식을 추가로 주문해 주었다.
주예은은 고맙다는 눈빛을 보냈다. 그제야 조금씩 음식을 입에 댈 수 있었다.
이시연은 그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해야 하는 건 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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