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3장
김아영은 은근하게 육성재 옆으로 의자를 옮긴 뒤 웃는 얼굴로 육성재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확실히 담담한 이시연보다 더 순수하고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얼굴이었고 이시연은 시선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삼촌이 여기 있기 싫었으면 당연히 가자고 했을 거다.
송민준은 마음 한구석에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뭐가 이상한지 알지 못했고 오히려 육성재가 그의 체면도 아랑곳하지 않고 화를 낼까 봐 더 걱정이었다.
이 바닥에서 다혈질이라고 소문난 남자였으니까.
그가 정말로 화를 내면 김아영이 겁을 먹을까 봐 송민준이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김아영이 한발 빨랐다.
“방금 민준 오빠가 육 대표님이라고 부르던데 친구 아니었어요? 왜 그렇게 어색하게 불러요?”
육성재의 입꼬리엔 희미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지만 자세히 보면 그의 눈동자에 웃음기라곤 전혀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김아영은 그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에만 집중했고 입가에 번진 미소에 넋이 나갔다.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준다는 건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 아닐까?
우선 좋은 인상을 남기고 천천히 친해져야겠다.
“아영아.”
송민준이 말했다.
“나는...”
육성재와 친구가 될 자격이 없다고 말하려는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며 사람들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심수호는 방 안의 묘한 분위기를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마치 복권에라도 당첨된 듯 환하게 웃었다.
“형, 진짜 여기 있었네!”
그는 잔뜩 신이 나서 다가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어깨로 육성재를 툭 건드렸다.
“내가 잘못 본 줄 알고 여기까지 따라왔네. 형 외모가 눈에 띄어서 간호사가 이쪽으로 오는 걸 봤다고 알려줘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못 찾았을 거야.”
활기차고 사랑받으며 자란 사람이라 늘 호탕하고 제멋대로였다.
“시연 씨도 있네요.”
그의 시선이 침대 쪽으로 향하며 잠시 멈칫했다.
“송민준 씨? 어떻게 된 거예요? 어쩌다 형까지 불렀어요?”
송민준은 심수호가 때마침 도착했다는 생각에 안도하며 육성재를 얼른 데려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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