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2장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뒤돌아 스프레이를 들고 그 사람을 향해서 뿌렸다.
“아악!”
남자의 비명에 이시연은 정신을 차렸다. 목소리가 다르다.
“시연아, 뭐 하는 거야!”
이시연은 고통스럽게 웅크리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
조금 전까지 우진영이 있던 곳을 올려다보니 남자는 차 옆으로 돌아가 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 일부러 고개를 돌려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
이시연은 등골이 서늘해지며 솜털이 쭈뼛 섰고 속으로 메스꺼움을 느꼈다.
“시연아...”
눈길을 사로잡는 외제 차가 멀리 사라지고 나서야 이시연은 자신의 앞에 고통스럽게 웅크린 남자의 외침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물티슈를 꺼냈다.
“육서진, 이 시간에 왜 왔어?”
육서진은 눈을 닦은 뒤 조금 나아졌는지 천천히 일어섰다.
눈은 펑펑 울었던 것처럼 빨갛게 부어 있었다.
“왜 그렇게 도망쳐? 한밤중에 귀신이라도 봤어? 그리고 뭘 뿌리는 거야? 나 장님 되는 거 아니지? 다음 달에 국제 대회가 있는데.”
눈물을 많이 흘린 탓에 그는 코를 훌쩍거리며 고통을 달랬다.
“걱정하지 마, 실명할 일은 없을 테니까.”
이시연은 그를 달래면서 정신을 차렸다.
죽다 살아난 기분에 방금 만난 사람이 귀신보다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서진은 미간을 꾹 눌렀다.
“방금 그 자식 차 왜 이렇게 익숙하지? 여기 돈 많은 사람이 있었나?”
그가 곁에 있기에 이시연의 마음도 한결 차분해졌다.
“우진영을 알아?”
육서진은 이름을 듣고 살짝 얼굴을 찡그리더니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렇게 말했다.
“알아. 그 자식 멀리해.”
그 후 이시연은 그 이름을 자주 들었지만 다시는 마주치지 않았다.
가로등 아래서 욕망으로 가득 찬 그 남자의 눈빛을 생각만 해도 퍽 구역질이 났다.
그 시각 엘 타운하우스 거실에서 육성재는 휴대폰이 울리자 이시연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메시지를 흘깃 쳐다보았다.
우진영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온 순간 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오늘 회사에서 할 일이 별로 없어서. 저녁은 먹었어?”
이시연은 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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