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4장
하지만 허소민의 말은 뼈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육성재의 눈빛에 도로 삼켜졌다.
“육 대표님, 이시연 씨가 절 밀었는데 하실 말씀 없어요? 그렇게 계속 싸고도실 거예요?”
육성재가 이시연에 대한 싫증과 불만을 조금이라도 드러내면 자신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차갑게 그녀를 돌아볼 뿐이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참지 못하고 짜증스럽게 말했다.
“보상을 원하면 얼마든 김 비서에게 얘기하세요.”
허소민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제가 돈이 없어요?”
“그럼 난 옷이 없나?”
육성재는 이미 이시연의 손에서 쇼핑백을 뺏어와 말이 끝나기 바쁘게 계단 아래로 던져버렸다.
지난번 허상 그룹에 갔을 때 회사 인턴 중 한 명이 커피를 엎질러 임시로 옷을 갈아입었고 가면서 그와 김정우 두 사람 다 잊어버렸고, 김정우가 허소민이 돌려주러 온다는 말을 전할 때도 그는 버리라고 했는데 굳이 찾아와 이시연을 귀찮게 굴 줄이야.
그녀의 눈빛이 방해받아 짜증 난 게 분명했다.
이시연이 허소민을 바라보자 창백한 안색과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에 고통이 담긴 것을 보니 제대로 상처를 받은 것 같았다.
김정우가 그녀를 부축해 나가려는데 허소민이 뿌리쳤다.
“나한테 이런 걸 후회할 거예요.”
하지만 육성재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이시연을 감싸며 안으로 들어갔고 계단에 던져진 옷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이래도 괜찮아?”
그는 이시연의 손목에 붉게 긁힌 자국을 보며 약을 가져와 상처를 소독했다.
슬쩍 본 이시연은 당시 통증을 느끼긴 했어도 미처 살피기도 전에 육성재와 김정우가 다가와 세게 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정말로 힘을 주지 않았는데 그녀가 어쩌다 넘어졌는지.
정말 어딜 다친 건 아닌지 모르겠다.
시선을 내린 그녀는 곧 빠르게 이 일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설령 허소민이 다쳤다고 해도 정당방위 차원에서 한 행동일 뿐이었다.
이시연은 다시 게임을 시작했고 분풀이하듯 돈을 충전해 뽑기를 진행했다.
그런데 아무 쓸모 없는 보라색 카드 한 장만 뽑혔다.
쳇, 재수가 없네.
그 후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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