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장
이시연의 말이 떨어지자 남자의 움직임이 살짝 멈칫하여 그녀는 고개를 반쯤 숙인 남자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잠깐의 멈칫함이 지나고 육성재는 질문에 대답 대신 다시 그녀의 손목을 주무르고 문지르기를 반복했다.
이시연은 입술을 달싹이며 잠시 침묵을 지킨 뒤 마음속으로 살포시 웃음이 터지며 서서히 기분이 풀렸다.
어떻게 그런 멍청한 질문을 할 수 있지?
성미현이 그 말을 들었다면 웃으면서 바보 같은 아이라고 나무랐을 것이다.
서서히 손목의 고통이 사라지고 육성재는 그녀를 도와 말끔하게 닦아낸 뒤 얼음을 수건에 감싸 건네주었다.
“조금 더 부기를 빼면 내일은 괜찮을 거야. 저녁은 먹었어?”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회사 구내식당에서 좀 먹었어요. 밥 먹었어요?”
육성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조금만 놀다가 일찍 쉬어. 난 아직 검토할 서류 몇 개 남아있어.”
서재로 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시연은 대표 노릇도 참 힘들다고 생각했다.
거실에서 한참 드라마를 보다가 방으로 돌아갈 때까지 육성재는 아직 서재에서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한편 육성재의 전화 한 통으로 김정우는 한 시간 더 추가 근무를 하며 정신없이 서류 작업을 마친 뒤 전송하기 바쁘게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서류에 나와 있는 회사들과 작품이 현재 강이준이 가진 전부입니다. 강이준이 투자한 회사 두 곳도 계산해 봤는데 하나는 더 이상 인수할 필요도 없고 인수해도 손해일 뿐이며 다른 하나는 그나마 드림 엔터에 합병하면 살릴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강이준이 다른 구멍을 채우기 위해 돈이 필요한 상황이라 무턱대고 높은 가격을 부를 수도 있는데 그래도 인수하실 겁니까?”
피식 웃음소리가 흘러나온 육성재의 눈가는 웃음기 하나 없이 싸늘하기만 했다.
“그쪽은 더 이상 협상할 카드가 없어.”
그 한마디에 김정우는 정신을 차렸다.
강이준은 지금 당장 수익성이 있는 작품을 손에 쥐고 있지 않았고, 이엘 그룹에서 아직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 그의 프로젝트를 인수하면 다른 회사 쪽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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