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2장
아니면 어떻게 여기서 만나겠나.
재언 그룹의 산하에 있는 오렌 엔터는 아무런 힘도 없는 그녀 홀로 상대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주제도 모르고!
임현우는 기분이 좋았는지 웃으며 설명했다.
“내 딸이 아니라 이시연 씨라고 해. 우리 회사 산하에 있는 오렌 엔터와 협업 논의 중이야.”
전지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휘어진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안녕하세요. 이시연 씨, 전지유라고 해요. 강이준 씨, 제가 방금 말씀드린 문 열고 들어올 때 우연히 마주쳤다던 그 아가씨예요.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그녀는 강이준의 소매를 살며시 잡아당겼다.
“이시연 씨, 이런 우연이 있네요.”
강이준은 일부러 뒷말을 강조하듯 말했고 전지유는 두 사람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두 사람 아는 사이에요?”
자리에 있던 네 사람 중 그녀만 순진한 눈빛을 한 채 나머지 세 사람은 분명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업계 사람이었던 임현우는 자연스럽게 이 둘의 관계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강이준을 봤을 때 살짝 멈칫했었다.
태연한 아가씨를 관찰하듯 살펴보니 연기는 아니었다.
전지유는 온실 속 화초처럼 순진하고 멍청한 재벌 아가씨로 자란 건 아니었기에 아마 이 상황에서 다는 몰라도 대충 눈치는 챘을 것 같았다.
“그럼요. 아주 잘 알죠.”
강이준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이시연을 향한 눈빛에 장난기가 가득했다.
“그렇지 않아요, 이시연 씨?”
고개를 든 이시연은 그가 무슨 꿍꿍이인지 알 수 없었다.
유정 엔터 제작팀도 서서히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고, 강이준은 남자 주인공이었다. 여자 주인공 비중이 많은 드라마지만 남자 주인공 분량도 적지 않았고 여자 주인공의 사전 분량 촬영까지 더해져 일정대로 촬영을 끝내려면 제작팀 내 모든 사람의 업무량이 엄청나게 늘어났을 거다.
그런데도 강이준이 시간을 내어 전지유와 만났다는 건 그에게 무척 중요한 일이란 뜻이고 전지유의 표정을 보면 일로 상의하는 건 아닌 게 분명했다.
그런데도 강이준은 여전히 자신과 가까운 사람인 척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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