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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장

이시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옆 복도를 건너갔다. “네가 좋아하는 가방 선물해 줬는데 왜 계속 기분이 안 좋아?” 익숙한 목소리에 발걸음이 멈췄다. “회사 측에서 여전히 일을 주지 않아요.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제 커리어가 끝날지도 몰라요.” 흐느끼는 듯한 가식적인 목소리의 주인공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이시연은 첫 두 마디만 듣고 장아라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눈가에 경멸하는 기색이 스쳐 지나가며 그녀는 모퉁이를 돌아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모퉁이를 돌자 장아라가 강이준의 품에 안겨 울고 있었고 남자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손을 들어 그녀의 등을 살며시 두드렸다. 그의 왼쪽 손목에는 그가 깊은 사랑을 자랑하며 직접 구해 새겼다는 구슬 팔찌를 차고 있었다. 누군가 오는 것을 감지한 그는 고개를 들어 이시연과 두 눈이 마주치자 단번에 품에 안은 사람을 떼어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제 쪽에서 되레 화를 내며 분노에 찬 눈빛으로 이시연을 바라보았다. “이시연, 나 미행한 거야?” 허, 이시연은 그를 바라보며 참지 못한 비웃음이 목구멍에서 흘러나왔다. 강이준은 차갑게 내치는 그녀의 모습이 싫은 듯 얼굴을 찡그렸고 시선을 돌린 이시연은 눈앞에 있는 화장실 방향을 바라보며 나른한 미소를 지었다. “언제부터 제작팀 화장실이 강 배우님 전용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강이준은 일그러진 얼굴로 그녀의 시선을 따라갔다. 다시 고개를 돌린 이시연은 강이준이 오늘 한 번도 입지 않았던 캐주얼한 상의를 입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헤어지기 직전에 그녀가 사준 옷이었다. 이시연은 그가 이런 식으로 캐주얼한 옷을 입는 걸 좋아했다. 이런 강이준의 모습은 처음 봤던 그해와 닮아 있었다. 비록 그의 눈빛은 그때처럼 부드럽지는 않았지만 캐주얼한 옷차림은 그라는 사람 자체를 더 편하고 부드럽게 보이게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강이준은 지난 2년 동안 이런 옷을 자주 입지 않았고 이시연의 시선은 저도 모르게 왼손에 차고 있는 구슬 팔찌로 향했다. 구슬 팔찌... 장아라는 입술을 깨물며 또다시 그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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