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장
임연아도 납치당한 것 같았다. 유현진은 임연아를 구하기 위해 산꼭대기에 왔다.
임연아와 민준이는 납치범들에 의해 절벽 변두리에 붙잡혀 있었는데 조금만 힘을 줘도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았다.
“민준아!”
도수영은 두 건장한 사나이가 민준이를 절벽 변두리에 붙잡은 것을 보고는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렸다.
민준이는 많이 수척했지만 다행히 그의 몸에는 상처가 없어 보였다. 아마 많은 고통을 받지 않은 것 같았다.
민준은 세 살 반의 아이일 뿐이다. 아무리 똑똑해도 흉악한 납치범 앞에서 겁을 먹을 것이다.
그의 작은 얼굴은 공포에 질렸지만, 도수영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자 공포감이 사라지고 짙은 슬픔과 초조함만이 남았다.
“엄마, 울지 마!”
입꼬리를 치켜올리고 눈썹을 살짝 치쳐올리자 그의 작은 얼굴은 유난히 밝고 화사해 보였다.
“엄마, 민준이는 괜찮아요. 민준이는 전혀 다치지 않았어요! 엄마, 민준이 잘 지내고 있었으니 울지 마세요!”
“민준아, 엄마는 안 울어.”
도수영은 민준이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급히 말했다.
그 납치범들이 그녀에게 한 약속을 떠올리며 그녀는 납치범들을 보고 초조하게 입을 열었다.
“돈은 이미 주었으니 빨리 아이를 풀어줘요.”
“현진 도련님, 결정했어요? 이 아이를 살릴까요? 아니면 이 여자를 살릴까요?”
유만복은 민준이와 임연아를 번갈아 가리키며 유현진에게 물었다.
유만복의 말에 도수영은 갑자기 안색이 변했다.
그녀는 흥분해서 유만복을 향해 소리쳤다.
“빨리 민준이를 풀어줘요! 말했으면 신용을 지켜야죠! 20억을 주면 민준이를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했어요!”
유만복은 얼굴을 붉히지도 않고 말했다.
“그래, 20억을 내놓으면 이 녀석이 무사하다고 약속했어. 봐, 지금 잘 살아 있잖아. 조금도 다치지 않게 했어!”
“나는 단지 꼬맹이의 생사를 현진 도련님께 맡겼을 뿐이야. 현진 도련님께서 아이를 살리기로 선택하기만 하면 장수할 수 있어!”
“현진 도련님, 이 아이와 이 여자, 누가 죽일 놈이요?”
유만복은 악의에 찬 미소를 지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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