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장
임상준은 자신의 외투를 벗어 조심스럽게 도수영에게 걸쳐주었다. 유현진의 악행을 생각하면 그는 분노가 차올랐다.
‘유현진, 이 짐승 같은 새끼! 내가 죽여버릴 거야!”
말이 끝나기 바쁘게 임상준은 치밀어 오르는 화를 누르지 못한채 돌아서서 화장실 밖으로 향해 돌진했다.
“상준 씨...”
도수영은 나지막이 말하였다.
“부탁이 하나 있어요. 민준이를 돌려보내 주세요.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요.”
임상준은 가슴이 아파났다. 그는 갑자기 돌아서서는 도수영을 힘껏 품에 안았다.
이는 남녀 간의 애매한 관계보다는, 가족을 향한 아픔과 걱정이 담겨 있었다.
“수영 씨, 미안해요, 미안해요...”
임상준은 반복해서 중얼거렸다. 언제나 냉담하던 그는 이 순간만큼은 가슴이 찢어지도록 아팠다.
그는 품 안의 여인 때문에 가슴이 아파났다.
도수영은 놀랐다. 임상준이 자신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경멸하며 내칠 줄 알았는데,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임상준은 반복해서 미안하다고 말하며 소중하게 그녀를 안아주었다.
“수영 씨, 내가 사람을 시켜 민준이를 병원으로 돌려보낼게요.”
임상준은 도수영을 마치 깨지기 쉬운 도자기 인형을 다루듯이 조심스레 안아서 들어올렸다.
“수영 씨, 내가 집에 데려다줄게요.”
도수영은 임상준에게 이미 너무 많은 신세를 졌다고 생각했기에 더 이상 그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지만, 이렇게 집으로 데려다주는 것이 자신이 직접 택시를 타고 가는 것보다 편리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그에게 몸을 맡기고는 차에 올라탔다.
도수영에게는 아버지가 있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도수영의 부모는 모든 사랑을 임연아에게 쏟아부었다.
도수영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왜 그녀의 친부모가 임연아에게는 그렇게 사랑을 주고, 정작 자신은 그렇게 증오하는지.
도수영은 더 이상 아버지나 형제가 주는 사랑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임상준의 품에 안겨 있는 그녀는, 자신이 늘 갈망했던, 그 결핍된 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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