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장
박은미는 잠자코 침묵을 지키며 천천히 도수영을 훑어보았다. 박은미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지며 독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랑과 증오는 때로 아무 이유 없이 존재한다. 박은미가 도수영을 미워하는 것도 똑같다.
사실 도수영은 박은미에게 상처를 준 적이 없었다. 박은미는 오히려 도수영의 도움을 받은 적도 있지만 도수영을 증오했다.
어렸을 때, 박은미는 도수영의 출중한 미모를 질투했었고, 지금은 도수영이 바로 경민의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진정한 첫사랑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연아가 그랬거든...”
박은미가 달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일부러 말꼬리를 흐리니 괜히 오싹해질 정도로 무섭게 들렸다.
“끊어진 손가락을 개한테 주라고!”
박은미의 부하는 저도 모르게 멈칫하더니 공손하게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 여자는...”
박은미는 증오와 질투가 섞인 눈빛으로 도수영을 힐끔 보더니 말을 이었다.
“데려온 곳에 다시 던져버려!”
박은미의 그 말 한마디 때문에 도수영은 다시 화류계 오피스텔에 돌아오게 되었다.
다른 점이라면, 이곳에서 잡혀갔을 때, 도수영은 온몸이 깔끔한 상태였는데 이제는 피범벅이 된 꼴로 객실의 바닥에 쓰러져 있다는 것이었다.
박은미의 부하들은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는지 간단한 지혈조치한 후, 도수영의 상처에 대충 붕대를 감아놓았다.
하지만, 손가락이 잘려 나갈 때부터, 도수영은 이미 손에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손가락의 상처보다 위장이 훨씬 더 아프고 여러 가지 통증이 겹쳐 도수영이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박은미의 부하들에 의해 끌려 나올 때부터 도수영은 기절해 버렸다.
도수영은 이튿날 아침이 돼서야 다시 눈을 떴다. 끊어진 손가락 상처에서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전해져왔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다면 어젯밤에 일어난 일들이 전부 꿈인 줄로 착각했을 것이다.
도수영은 앞으로 털끝 하나 다치지 않게 지켜주겠다던 경민이 직접 입을 열어 그녀의 손가락을 끊어버리라고 명령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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