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장
“도수영 너 지금 임상준 집에 있지?!”
“30분 안으로 와! 아니면 오늘 밤 진모연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유현진이 보낸 마지막 메시지를 본 도수영은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그가 정말 너무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어찌할 방법도 없었다. 그는 그녀의 아픈 곳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 세상에서 그녀가 가장 걱정하는 사람이 바로 진모연이다. 그녀가 죽은 후 진모연이 겪어야 할 우여곡절을 생각하며 걱정했다.
민준이가 수술을 하지 않았기에 그녀에게는 아직 2억이 남아있다, 이 돈은 전부 진모연에게 남겨줄 거다.
그녀는 시신을 기증할 거고 수익자는 진모연으로 되어있다. 사실 그녀가 진모연에게 돈을 남겨 주어도 잘 살 수 없다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다.
도수영은 두터운 외투를 걸치고 테이블에 있던 지갑을 들고서 오피스텔 밖으로 나왔다.
살을 에는 듯한 찬바람이 도수영의 긴 머리를 흐트러뜨렸다. 오피스텔 밖으로 나온 그녀는 온몸이 아이스크림처럼 얼 것만 같았다.
그녀는 오늘 경민에게 정말 처참하게 다쳤다, 등과 다리에 전분 커다란 상처투성이다.
그녀의 절단된 손가락에서도 끊임없이 피가 줄줄 새어 나왔다. 장갑을 낀 상태였어도 축축이 피에 젖은 것을 느꼈다.
다행히 그녀가 검은색 장갑을 껴서 피가 줄줄 새어 나와도 티가 나지 않았다.
리퍼스 별장 근처에 마트가 있어서, 도수영은 택시 기사에게 잠깐 마트 앞에서 세워달라고 하고서 유현진이 부탁한 물건을 사러 들어갔다.
어렸던 시절, 그녀와 진모연은 생사에 관하여 토론한 적이 있었다.
살아 있는 것과 죽음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라는 주제였다.
진모연은 살아 있는 건 따뜻한 거고, 죽음은 전부 차갑게 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말하길 살아 있는 건 빛을 품고 있지만, 죽으면 땅속에서 깊은 잠에 빠져 어둠을 삼키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 그녀는 드디어 살아 있는 것과 죽음의 가장 큰 차이를 이해했다.
살아 있으면 아프고, 죽으면 아프지 않아도 된다.
그녀는 곧 아프지 않을 것이다.
유현진 별장 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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