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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안녕이제 안녕
By: Webfic

제13장

“사인 못해! 현진 씨 2억 없이는 절대 사인 못해!” 죽는 한이 있더라도 사모님 자리를 지켜서 2억을 받아내는 것이 아들 도민준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쉽게 이혼 협의서에 사인은 안 하려고 발악했지만, 남자의 힘을 이겨내지 못했다. 유현진은 그녀의 손을 억누른 채 또박또박 이름을 적고, 마지막엔 사인 위에 손도장까지 찍었다. 이혼 협의서가 유현진의 파일에 들어가자, 그녀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맥이 풀려버렸다. 그녀에게 있어서 유현진은 평생의 집념이었다. 아무리 괴롭혀도 그녀는 여전히 유현진을 사랑했다. 순진하게도 한 달 뒤 자신이 죽으면 아내로 기억해주리라 믿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유현진과 아무런 사이가 아니게 되어버렸으니... 결혼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랴! 그녀는 기진맥진한 몸으로 침대 옆에 기대어 있었다. 고개를 든 그녀의 얼굴은 이미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현진 씨 제발 2억만 주면 안 될까? 나 미워하고 죽이고 싶은 걸 알아, 하지만 그래도 부부의 정을 봐서라도 2억 주면 안 될까?” “나 지금 시한부야, 위암 말기라고! 당신이 바라던대로 난 죽을 거니까 2억 줘, 우리 준민이 좀 살리게 해줘!” ‘암?’ ‘위암 말기?’ 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죽는다’는 그 말에 가슴이 칼로 찌르는 듯 아파와 복잡한 심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얼굴에 핏기가 하나도 없고 옷차림도 어설픈 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수척해 보였다. ‘설마 정말 암인가?’ 하지만 곧 그 생각을 부정했다. ‘얼마나 건강한 사람었는데 무슨 암이라고! 가식적이고 불쌍한 연기하는 것일테니 절대 속으면 안 돼!’ “그래 잘 죽어!” 놀리는듯한 눈빛과 씩 올린 입꼬리가 뼛속까지 아프게 느껴졌다. “너 혼자 죽으면 얼마나 쓸쓸해, 더러운 그 자식이랑 같이 죽어야지!” 이러고는 추호의 연민도 없이 뒤돌아서서 병실을 나가 버렸다. 그녀는 병실 문이 닫히는 소리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래 잘 죽어!’ ‘너 혼자 죽으면 얼마나 쓸쓸해, 러운 그 자식이랑 같이 죽어야지!’ 일편단심 한 사람만 바라보고 진심으로 사랑한 대가가 바로 이런 죽으라는 말뿐이라니. 수많은 화살이 가슴을 뚫는 듯한 아픔이 뭔지 이제야 알것 같았다. ‘현진 씨 내가 죽으면 좋겠네!’ 그녀의 상처는 간단한 치료를 받았지만 터진 살갗은 견딜 수 없이 아팠다. 거기에다 암 말기의 계속되는 아픔이 더해 그녀는 죽기보다 힘든 고통에 식은땀을 흘리며 구석에 옹크리고 있었다. 전화벨 소리가 끊임없이 울리자 모르는 번호라 받지 않으려던 얼떨결에 통화버튼을 눌렀다. 뜻밖에도 전에 엑스트라로 며칠 나갔던 제작진의 감독님이었다. 최근에 새로운 영상 MV를 찍으려는데 도수영이 딱 어울린다며 주역자리르 주겠다고 했다. 꼭 뜰 거라고 하면서 말이다. 시한부를 받은 그녀는 한 번도 배우가 될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건 감독님이 제시한 2천만 이라는 출연료였다. 2억과 차이가 크지만, 그래도 아들이 살 수 있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감독님은 그녀를 호텔로 오라고 했다. 연예계의 일을 많이 들어온 그녀는 장소가 너무 예민하다고 생각됐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오늘은 MV 에피소드를 토론하는 거라 남여 스탭분들도 있으니 염려 말라고 했다. 감독님이 이렇게까지 말씀하시자 거절하기도 뭐했던 도수영은 긴 소매 상의를 하나 골라 입어 상처를 가렸다. 혈색이 좋아 보이도록 간단하게 메이컵을 한 뒤 진통제 하나 챙겨 먹고 바로 호텔로 출발했다. 호텔 방문 앞에 도착하자 방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커다란 손 하나가 그녀를 안으로 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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