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장
“승호 님, 얘기 들었습니다. 아직 아가씨는 승호 님을 좋아하고 계신다니까요. 그저 돌려드리기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이런 방식을 생각하신 게 분명합니다. 아직 아가씨의 마음속엔 승호 님 자리가 있어요.”
흐뭇한 미소를 짓는 지승민을 바라보며 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김현호가 그 저택에 흥미가 없었던 것뿐이에요. 그리고 정말 날 사랑한다면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할 일도 없었겠죠.”
이에 지승민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저 한 순간 화를 이기지 못하고 저지른 실수일지도 모릅니다. 승호 님, 차라리 현호 님처럼 좀 더 살갑게 다가가 아가씨 마음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요? 그럼 아가씨 마음도 좀 풀릴지 모릅니다.”
‘광대처럼 임다은 앞에서 재롱이나 부리라고? 하, 그럼 내가 김현호 그 자식이랑 다를 게 뭐야.’
“시간이 많이 늦었네요. 일찍 주무세요.”
2층으로 올라간 내 귓가에 김현호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저택이라는 단어가 들리는 듯해 발걸음을 멈춘 난 뭐에 홀린 듯 안방 앞으로 다가갔다.
“누나, 설마 저한테 질리신 거예요? 그 집도... 경매에 내놓고 나서야 저한테 말씀해 주시고.”
김현호의 목소리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김현호도 오늘에서야 저택을 경매에 내놓았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그냥 낡은 집일 뿐이야. 사람들이 그 집터 안 좋다고 떠드는 거 못 들었어? 내가 북하시에 새로 별장 하나 사줄게. 그러면 되잖아.”
임다은의 차가운 목소리도 들려왔다.
‘어떻게 너도 그 집 흉을 볼 수가 있어. 우리 부모님이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알면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넌 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 거잖아.’
“누나, 아무리 흉가라고 해도 한때 남하시 최고의 부자가 살던 집이잖아요. 10억에 팔릴 집은 아니라고요. 설마 일부러 그런 거예요?”
김현호가 시험조로 물었다.
‘너도 임다은이 무슨 생각인 건지 궁금한가 보네. 마침 잘됐어. 나도 궁금했으니까. 정말 그 집이 재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헐값에 판 거야? 30억에 산 집을 10억에 팔 정도로?’
이에 잠깐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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