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장 어린이처럼 달래다
“할머니, 저희 사장님께서 저를 좋게 봐주셔서 세 달 동안 출장을 다녀와야 할 것 같아요. 성수에 맛있는 것도 많다고 하던데 돌아올 때 선물을 많이 사서 돌아올게요.”
수지는 온몸에 차가운 기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투가 부드럽기 그지없었다.
“할머니께서 주신 지분도 있잖아요. 매년 이익금만 해도 어마어마하니까 절대 저를 위해 뭐 아낄 필요도 없고, 과일 같은 것도 상하니까 숨겨두지 마요.”
수지는 유정숙을 어린이처럼 달랬다.
수지는 박서진과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눈을 감은 채 말 걸기도 싫어했다.
하동국과 통화했을 때는 차가운 말투로 한두 마디 주고받고는 바로 끊었지만 지금 유정숙과의 통화에서는 아까와는 달리 말투가 부드럽기 그지없었다.
웃는 모습에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만 같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박서진은 갑자기 수지가 왜 할아버지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되었는지 알 것만 같았다.
‘수지가 의술이 좋은 닥터 제니라면 왜 어르신을 치료해 주지 않는 걸까? 아니면 치료해 줄 마음이 없는 걸까?’
“네. 성수로 가요. 할머니, 제가 알아서 제 몸을 잘 챙길 테니 걱정하지 마요. 사장님도 좋으신 분이에요. 저를 괴롭히지도 않고요. 악덕 사장이 아니라서 직원을 엄청나게 잘 챙기세요.”
수지는 배시시 웃고 있었다. 유정숙한테는 좋은 소식만 전했지 절대 나쁜 소식을 전한 적이 없었다. 아무리 어려움을 겪었다고 해도,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해도 언제나 스스로 해결했다.
“할머니가 골라준 신랑이 박씨 가문에 있을 텐데 지금쯤 만났겠지?”
유정숙은 업무상 큰 어려움이 없다는 말에 안심하면서 갑자기 화제를 돌려 박서진을 언급했다.
“수지야, 선재 할아버지 손자 되는 사람이 엄청 괜찮은 사람이니까 이번 기회를 꽉 잡아봐. 내 사람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으면 그렇게 하고. 할머니는 아직 젊으니까, 나중에 수지가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봐줄 수도 있어.”
수지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박수진과 수지는 아무리 떨어져 앉았다고 해도 협소한 차 안이다 보니 안전거리로 볼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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