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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장 약속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으면 박서진을 찾아가

하동국의 말이 끝나자 수지는 잠자코 말이 없었는데 그녀가 말을 하지 않아서인지 하동국의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수지야, 널 속이지 않았어. 네가 우리 친딸이 아니라는 걸 알고 그 병원을 찾아갔는데 병원에서는 일을 크게 떠벌릴까 봐 두려워 CCTV를 찾아줬어. 그 간호사가 네 물건을 가져갔다는 것을 알고 우리에게 너의 물건을 준 거야.” “물건은 너의 유모차 안에 있었는데 네가 우리 친딸이 아니라는 걸 알까 봐 여태껏 너에게 주지 않았어.” “수지야, 널 은경이 수혈꾼으로 쓴 건 우리 잘못이야. 하지만 일이 이미 발생했고 오랜 시간이 흘렀으니 우리가 미워도 너의 부모님이 남긴 물건을 돌려주고 싶어. 수지야, 돌아와. 돌아오면 물건을 돌려줄게.” “생각해 볼게요.” 수지가 심드렁하게 말한 후 전화를 끊자 양정아와 이다은은 걱정스러운 듯 수지를 바라봤다. “수지야, 정말 돌아갈 생각이야?” 양정아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하씨 가문에는 좋은 사람이 하나도 없어. 너의 아빠도 좋은 사람 같지 않아.” “사부님.” 이다은도 한 걸음 다가서며 사부님에게 괜찮은지 물어보고 싶었다. 수지가 하씨 가문에서 잘 지내지 못했을 줄 그녀는 알지도 못했다. “난 괜찮아.” 수지는 정신을 차린 후 두 사람을 향해 빙긋 웃었다. “하동국 씨 말은 내가 잘 고민해 볼게. 솔직히 나도 믿을 수 없거든.” 하지만 하동국과 김은경은 수지가 어릴 때부터 그녀에게 조금의 관심도 주지 않았다. 특히 김은경은 연기조차 하기 싫어했다. 만약 어려서부터 그녀가 가짜 딸이란 걸 알았더라면 이토록 모질게 대하지도 않았을 테니 말이다. 그 때문에 하동국의 말에 수지는 조금이나마 믿음이 갔다. 수지는 이내 다른 생각에 빠졌다. ‘할머니는 이 일을 알고 계셨을까?’ 그녀는 어려서부터 할머니가 키워줬고 하동국은 어쩌다가 한 번씩 다녀와 아버지로서의 ‘관심’과 ‘사랑’을 표현하기만 했다. 비록 그 쥐꼬리만 한 ‘관심’과 ‘사랑’은 평범한 가정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하동국과 김은경이 수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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