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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장

“내가 어떻게 너 같은 놈을 낳았을까. 네가 허가영을 죽였어! 넌 네 비천한 어미를 따라 죽었어야 했어!” 배정민은 감정이 격해져 앞에 놓인 의자를 집어 들어 유리창에 세게 내리치며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다. 꼿꼿이 앉아 있는 반대편의 남자는 조금도 피하지 않았고, 눈 한번 깜빡이지 않은 채 그저 미친개처럼 날뛰는 그를 조용히 지켜보았다. 배민훈의 낯설고 무관심한 눈빛은 한 쌍의 아버지와 아들이 아니라 오히려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을 보는 눈빛이었다. “허가영의 죽음은 그저 시작에 불과해요. 다음 차례는... 바로 그 여자가 될 거예요!” 배정민이 마침내 불안해하며 말했다. “이 일은 강희연과는 무관하니까 건들지 마! 넌 강희연을 건드리면 안 돼...” “참, 배연지는 당신과 혈연관계가 전혀 없어요. 당신 딸이 아니에요. 그건 당신이 저보다 더 잘 알 테죠.” “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배연지가 내 아이라고 그 여자가 자기 입으로 말했단 말이야.” 배민훈의 가벼운 한마디 한마디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옛정을 생각해서 목숨만은 살려 줄 테니, 남은 생을 감옥에서 강씨 가문 사람들에게 속죄하며 살아요, 배정민 씨.” “그, 그럴 수 없어. 연지는 내 딸이야. 내 피붙이란 말이야. 거짓말! 거짓말하지 마!” 돌아서는 뒷모습을 보며 배정민은 쫓아가고 싶었지만 두꺼운 벽을 마주하며 자신의 운명을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걔도 나와 허가영의 딸이야. 너와 나 부자지간의 정을 생각해서라도 연지와 연지의 아이는 건드리지 마. 그 아이는... 네 아들이기도 하잖아!” 쾅!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유일한 빛줄기가 문 틈새로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 끝없는 고통과 어둠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떠난 지 30분 만에 고서원은 갑자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네, 알겠습니다.” 전화가 끊겼다. 배민훈을 수년 동안 따라 온 고서원이 태연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때는 극히 드물었다. 그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회장님께서 자살하셨답니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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