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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장

하율이 전생에 주익현의 어떤 사람이었든 이번에는 먼저 온 사람이 임자였다. 주익현은 송민지의 것이었다. 군영 저택에 발을 들이자마자 숨 막힐 것 같은 느낌이 또다시 송민지를 덮쳐왔다. 마침 전화를 하던 하인이 현관으로 들어서던 이를 보곤 얼른 말했다. "도련님, 민지 아가씨 지금 들어오셨습니다." "전화 바꿔." "아가씨, 도련님께서 전화 바꾸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은 송민지가 전화를 받았다. "오빠 나 찾았어?" "왜 이제 들어오는 거야? 어디 갔었어?" "나가 놀다 왔지." "어디." "백화점." "뭐 샀는데, 내가 저번에 준 카드는 왜 안 가지려고 하는 거야?" 송민지는 자신의 일에 대해 꼬치꼬치 캐어묻는 배민훈의 말에 솔직하게 대답해야 하는 것이 짜증 났다. "팔찌 빼내려고 여러 곳 돌아다녔어." "오빠가 준 건데 마음에 안 들어?" "너무 귀중해서 안 가지고 싶어." "누가 또 나한테 훔쳐 왔다고 모함하면 어떡해, 그럼 또 나 잡아다가 경찰서에 가둬놓을 거 아니야." 송민지가 조금 억울하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배민훈이 웃었다. "오빠가 잘못했어, 우리 민지가 그런 억울한 일이나 당하게 하고."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라고 장담할게, 응?" 하인이 눈치 있게 자리를 뜨자 송민지가 고개를 숙이고 옷자락을 잡았다. "오빠가 뭐라고 하든 나 안 가질 거야, 오늘 백화점에서 새언니 봤는데 상태 안 좋아 보이더라고. 언니가 나 불렀는데 내가 대답 안 했어." "민지 오빠 마음을 그렇게 모르겠어?" 송민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시도하듯 물어온 그 말이 송민지의 목을 꽉 졸랐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손톱이 송민지의 식지를 파고들었고 그녀가 숨을 멈추곤 말했다. "오빠, 취했어. 나 이제 쉴 거야."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진 그녀는 목소리까지 떨려왔다. 수화기도 제대로 들지 못해 바닥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아가씨, 식사 준비됐어요." 그때 하인이 말했다. 하지만 송민지는 뒤에 맹수라도 쫓아오는 것처럼 거의 뛰다시피 위층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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