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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장

“두 분이 잇달아 돌아가시고 나서 더는 그런 생활을 견딜 수가 없었어요. 매일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살아야 했고 전 결국 떠났어요. 그 후로는 매번 사모님의 죽음을 떠올릴 때마다 괴로웠어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어요. 유나 아가씨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주 기뻤지만 여전히 전 겁쟁이라 말을 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어제 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이제 저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 이렇게 제가 아는 걸 말씀드리러 찾아왔어요. 10년 전에 온태식은 두 분의 음식에 독을 탔어요. 만성적인 독이라 폐에 깊숙이 침투해 천천히 신체 기능을 부식시켜 사람을 죽게 만들어요.” 온유나는 눈썹을 찌푸리며 복혜자를 붙잡아 일으켰다. “혜자 아주머니, 지금 하신 말들 전부 사실이에요?” “유나 아가씨, 전 곧 죽을 몸이에요.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어요.” 복혜자의 눈빛은 흐리멍덩했지만 어투는 단호했다. “저는 유나 아가씨와 유희 아가씨가 성장하는 걸 옆에서 지켜봐온 사람이에요. 거짓말로 유나 아가씨를 속일 이유가 없어요. 게다가 온씨 가문은 저에게 잘해줬고 전 그렇게 배은망덕한 사람은 아니에요.” 복혜자는 확실히 온유나와 온유희를 돌봐준 사람이고 사람 됨됨이도 좋았다. “혜자 아주머니, 이일은 제가 철저히 조사할 거예요. 말해주셔서 감사해요.” 온유희는 가방에서 돈을 꺼내 복혜자에게 건넸다.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저와 언니의 마음이에요. 받아주세요.” “고맙습니다.” 돈을 받아 든 복혜자의 손이 덜덜 떨렸다. 온유나와 온유희는 차로 돌아왔다. 이번엔 운전적에 온유희가 앉았고 온유나는 조수석에서 임성준과 통화했다. 온유나는 주위에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 사람이 많아 직접 나서서 조사할 수 없었다. “알았어. 사람을 시켜서 조사해 볼 테니까 걱정하지 마.” 임성준은 온태원 부부의 죽음의 진실에 관해 줄곧 의심해왔다. 이제 보니 그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 “성준 오빠, 고마워요.” 임성준은 보고를 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온 비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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