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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장

온유나가 그 층의 모든 방을 예약해 둔 덕분에 엘리베이터도 잠겨 있었다. 하여 성우진은 아래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한참 후 온유나가 내려오자 로비의 프런트 직원이 말을 걸었다. “성 대표님께서 벌써 30분 넘게 기다리고 계세요.” “알겠습니다.” 온유나는 조금 어수선한 드레스룸이 떠올라 프런트 직원에게 부탁했다. “제 방에 가서 옷 좀 정리해 주세요.” 그러자 프런트 직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온유나 씨.” 성우진은 이미 온유나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부터 그녀를 발견했지만, 프런트 직원과 대화하는 것을 보고 방해하지 않고 기다렸다. “유나야, 네가 좋아하는 태국 레스토랑 예약했어.” 온유나는 그의 말에 깜짝 놀랐다. ‘내가 태국 음식을 좋아했던 걸 어떻게 알았지?’ 아마도 그녀와 가까웠던 사람들에게 물어본 것 같았다. 이 순간 성우진의 기대 어린 눈빛과 마주한 그녀는 차분히 말했다. “하지만 성 대표,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야. 지금은 안 좋아해.” “네가 좋아하는 곳이 있으면 지금 바로 예약할 수도 있어.” 그 말에 온유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 예약한 곳으로 가.” 그녀는 일부러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냥 과거와 다시 한번 작별 인사를 하는 셈 치지 뭐.” 그렇게 말하고 온유나가 먼저 호텔을 나섰다. 성우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따라가서 뒷좌석 문을 열어주었다. 온유나는 그의 행동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왜 이번엔 조수석 앉히지 않는 거야?” 순간 성우진은 당황하며 그녀의 한마디에 깊은 상처를 받았다. “유나야, 제발 옛날얘기 그만하면 안 되겠어?” 온유나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차에 탔다. “성 대표, 고작 이 정도도 못 견뎌? 난 과거를 말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경고하고 있는 거야.” “어떤 일들은 절대 돌아갈 수가 없어. 네가 직접 죽인 그 아이처럼 영원히 돌아오지 않아.” 그 말에 성우진은 한동안 말을 잃었다. 이때 온유나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 대표, 저녁 먹을 거야 말 거야?” 그제야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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