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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장

또 한 번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그녀가 아무리 목청껏 설명해도 그가 믿지 않으니 설명의 의미가 없어진다. 성우진에 대한 온유나의 마지막 희망이 깨졌다. 그녀는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녹일 수 없다는 것을 진작 깨달았어야 했다. 온유나는 너무 제멋대로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은 자기만의 생각인 줄도 모르고 말이다 고개를 숙인 온유나의 두 눈에서 눈물이 줄 끊어진 구슬처럼 흘러내렸다. “꼭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면 그렇게 해.” 온유나는 몸부림을 포기했다. 그녀가 아무리 설명해도 성우진은 믿지 않을 것이니 그녀의 모든 말은 아무 의미 없었다. 그러니 차라리 말을 안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 그렇게 차는 온유나가 존재만 알고 있고 여태껏 본 적이 없는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성우진, 내 자유를 제한하려는 거야?” 그녀는 눈물이 그치지 않은 채 옆에 있는 남자를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그래, 어쩔 건데?” 성우진은 여전히 건방지게 말했다. “경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릴 때까지 넌 여기 있어야 해.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때까지 말이야.” “성우진, 네 마음속에 내가 그렇게 악독한 사람이었어? 내가 네 관심을 받기 위해서 네 어머니에게 상처를 주는 일을 하는 그런 사람이야? 그래?” 온유나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런 것 같기도 하네. 우리 결혼생활 내내 조금의 믿음조차 없었으니 그렇게 느끼는 게 정상이겠지.” “성우진, 내가 너를 미워하지 않게 해.” 성우진이 차갑게 웃었다. “그럼 미워해.” 권민재가 그녀를 별장으로 안내하고 떠나기 전 한 마디 했다. “온유나 씨, 전 유나 씨를 믿어요. 하지만 현재 증거가 유나 씨를 가리키고 있어서 그래요. 죄송해요. 대표님께서 온유나 씨가 굳이 떠나시겠다면 멀리 피렌체에 계신 여동생을 생각해보라고 하셨어요.” 말을 마친 권민재가 별장을 떠나자 온유나는 차가운 바닥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성우진을 포기하면 걱정이 없어질 거로 생각했는데 성우진이 온유희로 협박하자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창문 앞에 새 한 마리가 날아왔다. 새는 종이 한 장을 입에 물고 있었는데 위에 글자가 적혀 있었다. [온유나, 좋은 날이 끝날 거야.] ... 그 후 일주일 동안 성씨 저택은 줄곧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날 그들은 폐기 공장에 갔지만, 납치범이 먼저 떠난 후였는데 그들이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을 알고 있은듯했다. 성우진은 거실에 앉아 있었고 하은별은 두 눈이 벌겋게 부어올라 있었는데 계속 울었던 듯했다. 그때 권민재의 휴대폰이 울리더니 영상통화가 걸려왔다. “대표님, 상대방이 영상통화를 보내왔어요.” “받아.” 성우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영상이 연결되었다. 전화기 너머는 방향을 알 수 없는 곳이었는데 하정은이 묶여 있었고 스피커로 음성 변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님이 잘 계시니 큰 문제는 없습니다.” “원하는 게 뭐야?” 성우진은 위협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역시 성진 그룹의 대표님이시군요. 시원시원하십니다.” 남자가 크게 웃더니 말을 이었다. “성 대표님, 우린 몸을 숨길 곳이 많아요. 지난번에 돈을 주긴 하셨지만 경찰에 신고하셨잖아요. 난 돈을 원하는 것이지 목숨을 원하는 게 아닌데 말이에요.” “그래서, 얼마나 필요한데?” “200억, 입금되면 풀어주죠.” 그의 말에 듣고 있던 사람들은 차가운 숨을 들이쉬었다. 터무니없이 많은 금액이었지만 성우진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좋아, 200억이 내게는 아무것도 아니야.” “성 대표님은 정말 효자시군요. 내일 오전에 교외에서 거래해요.” ... 별장에 누워 있던 온유나의 코에 타는 냄새가 확 풍겨왔다. 그녀가 벌떡 일어나서 방문을 열자 바깥 복도의 먼 곳에서 불빛이 반짝였다. ‘불이야!’ 그녀는 황급히 물을 찾았다. 온유나는 빠른 걸음으로 방으로 돌아와 수도꼭지를 힘껏 돌렸지만 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다. 불길은 아주 빠르게 번져, 곧 방 밖으로 옮겨붙으며 문틈으로 불빛을 볼 수 있었다. 다급하게 창문을 열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창문이 모두 잠겨 도망갈 곳이 없었다. 그녀는 방 한구석에 힘없이 주저앉아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은별과 하정은은 그녀의 목숨을 원했고, 성우진은 오히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존재가 되었다. ... 성우진은 아침 일찍 돈을 가지고 교외로 나갔지만 납치범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돌아가는 길에 그는 별장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받았다. “어떻게 된 거야?” 성우진은 온유나가 죽기를 원하는 게 아니었다. 그러자 권민재는 고개를 저었다. “현재로서는 알 수 없어요. 별장으로 가는 길에 연쇄 교통사고가 발생해 소방차가 지나갈 수 없어요...” 최악의 결말은 온유나가 불 속에서 죽는 것이다. 성우진이 잠시 침묵을 지키고 있을 때 앞에서 차를 몰던 운전기사가 어찌 된 일인지 핸들을 꺾어서 성우진의 머리가 한쪽 창문에 부딪혔다. 순간 욱신거리던 그의 머릿속에 기억 조각들이 전부 들어왔다. 낡고 악취가 진동하는 어선 한 척, 몸이 가냘픈 여자아이가 그의 손을 잡고 강물에 뛰어들었다. 뛰어내리기 전에 그에게 소리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오빠, 겁내지 마. 내가 뭍으로 데려갈게.] 그녀는 그를 데리고 힘들게 해안으로 헤엄쳤고, 그는 그녀가 크면 결혼할 것이라고 그녀와 약속했다. 그의 목숨을 구한 사람은 하은별이 아니라 온유나였다! “빨리, 당장 별장으로 가!” 성우진은 고통스럽게 머리를 누르며 말했다. 이에 권민재는 한동안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지만 별장을 향해 빠르게 운전할 수밖에 없었다. ... 성우진이 별장에 도착했을 때 별장은 이미 불타서 기둥만 남아있었고 주위는 온통 폐허였는데 온유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온유나는 큰 불길 속에서 죽었다. 구조대장이 다가와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성 대표님, 죄송합니다. 최선을 다해 구조했지만 온유나 씨가... 죄송합니다.” 성우진은 이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안으로 뛰어들려고 했지만 다행히 권민재와 구조대원들이 제지했다. 그는 땅에 무릎을 꿇고 앉아 중얼거렸다. “온유나, 내가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지금 다 생각났는데 네가 나타나 줘야지?” 급히 달려와 눈앞의 광경을 보던 임성준은 성우진의 앞으로 달려가 주먹을 날렸다. “성우진, 유나 어디 있어?” 성우진은 반격도 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 권민재가 그런 성우진을 향해 말했다. “임상준 도련님, 저희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임상준은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당신들은 당연히 최선을 다했겠지. 만약, 유나가 그때 나랑 함께 강성에 갔다면 결과가 달랐을 거잖아?” 임성준은 미친 듯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성우진, 너는 평생 유나에게 빚을 진 거야.” 말을 마친 그는 서류를 뿌리치고 자리를 떴다. 그것은 지난 몇 년간 온유나가 성우진과 성진 그룹을 위해 한 모든 것에 관한 자료였다. 성우진은 믿을 수 없었지만 눈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 사실이었다. 그는 두 눈이 퀭한 채 줄곧 그녀를 오해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여태까지 잘못한 적이 없다. 화재 후에 또 한바탕 눈보라가 몰아쳐 눈이 도시를 뒤덮었다. 눈은 바람을 따라 날려가고, 온유나의 생명도 가져갔다. 그 후 수없이 많은 날 밤, 성우진은 답장한 적 없는 문자를 보며 그녀가 직접 만든 옷을 껴안고 밤을 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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