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장
최서진은 정신을 차리고 온미라와 함께 케이크 카트를 밀고 갔지만, 마음은 여전히 원래 자리에서 머물러 있었다. 머릿속에는 서재에서 본 온세라의 절망적인 모습이 끊임없이 떠올랐고,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온세라는 북적이는 분위기에 참여하고 싶지 않아, 한적한 구석에서 온미라와 최서진이 케이크 카트를 밀고 나와 온재혁에게 생일 축하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스스로 술 한 병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온세라는 평소에 술을 마시지 않지만, 오늘은 마시고 싶었다.
온재혁이 어머니의 위패를 그렇게 좁은 곳에 가둬 놨다는 생각에 가슴속의 분노가 폭발할 것 같았다.
누가 봐도 그곳은 고인을 기리는 법당이 아니었다. 붉은 사슬과 벽을 가득 채운 부적은 고인의 영혼을 기리는 것이 아니라 진압이었다.
'엄마가 정말로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걸까?'
온세라는 이 일이 갑자기 의심스러워졌다.
밤이 깊어졌고, 별채 밖의 수영장에는 둥근 달이 비치고 있었다.
"술 마시고 서진 오빠 앞에서 불쌍한 척하려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온세라는 술병을 쥔 손을 조금 더 꽉 쥐고 고개를 들었다.
'온미라는 언제 여기 온 거야.'
"말이 없는 걸 보니 내가 맞췄나 보네?" 온미라는 팔짱을 끼고 12센티미터의 하이힐을 신은 채 수영장 옆 타일 위에 서서 마치 오만한 공작새처럼 거만하게 온세라를 보고 있었다. "미안, 내가 깜빡했네. 언니 벙어리라 말 못 하지."
온세라는 그녀를 한 번 보고 물었다. [무슨 일이야?]
'안에서 최서진에게 잘 보이지 않고, 온재혁 앞에서 착한 딸인 척하지 않고 왜 여기 와서 시비를 거는 거야? 이제 재밌나?'
"당연히 할 일이 있지. 방금 서진 오빠랑 술 한잔했거든. 서진 오빠는 아빠랑 사업 얘기하고 있어서 바람 좀 쐬러 나왔어. 곧 들어가야 해."
그 말을 끝내고 온미라는 비웃으며 말했다. "다 너처럼 쓸모없는 사람인 줄 알아?"
온세라는 주먹을 꽉 쥐고, 눈빛이 어두워졌다.
"뭘 쳐다봐? 내가 틀린 말 했어?" 온미라는 주위를 둘러보며 의기양양해 말했다.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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