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장
온세라는 마침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수수한 베이지색 캔버스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자마자 앞에 있는 두 남자의 시선에 멍해졌다.
‘이런 우연이?’
온세라가 오늘 특별히 시간을 쪼개서 늦게 집을 나선 것은, 이 두 사람을 피하고 싶어서였다.
“세라 씨, 좋은 아침이에요.”
김찬혁 목소리는 최서진을 스쳐지나 온세라의 귀에 들어왔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먼 곳을 향해 미소를 짓다가 최서진의 눈빛과 마주치는 순간 미소를 거두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일 뿐 문 옆에 서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안절부절못했다.
“가요, 병원에 데려다줄게요.”
김찬혁의 목소리가 아침 햇살처럼 온화하고 밝게 들려왔다.
“됐어. 회사 가는 길에 데려다줄 거야.”
최서진의 목소리가 마당에 울려 퍼지면서 아침 햇살에 찬 기운이 감도는 것 같았다.
온세라는 표정이 굳어졌다.
“세라 씨...”
김찬혁의 눈빛이 움찔했다.
온세라는 감히 김찬혁의 눈을 바라볼 수 없어 캔버스 가방끈을 꽉 움켜쥔 채 최서진의 눈초리를 받으며 천천히 걸어가 그의 차에 올랐다.
최서진은 쓸데없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김찬혁은 차 안을 바라보며 실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최서진은 옆을 지나갈 때 김찬혁의 어깨에 손을 얹고 힘 있고 차가운 어투로 한마디 뱉었다.
“넌 형수님이라고 불러야지.”
김찬혁은 어리둥절했다.
마당에 있던 밴이 떠나자 한여름의 마당이 왠지 모르게 쓸쓸해 보였다.
백미러로 마당 앞에 있는 그림자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보며 온세라는 마음속 미안함이 더욱 깊어졌다.
"왜? 내 차를 타는 게 내키지 않아?”
옆에서 들려오는 남자의 싸늘한 목소리에 온세라는 번쩍 정신을 차리고 얼른 고개를 저었다.
“그럼 김찬혁의 차를 못 타서 실망한 거야?”
온세라는 고개를 저으며 손짓했다.
[제가 그 사람 차를 타고 싶지 않은 거예요. 당신 차를 타지 않아도 그 차에 타지 않았을 거예요.]
“어? 그래?”
[제가 김찬혁 씨에 접근하는 것을 시연 이모가 싫어해서 거리를 두어야 해요.]
스스로 해명하고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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