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장
온세라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식사 자리는 바늘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편했다.
최서진은 오후에 또 회사에 회의하러 가야 해서 더 머물지 않았고, 떠날 때 온세라를 데리고 함께 갔다.
온재혁과 온미라는 문 앞까지 나와서 배웅해주었다.
“서진 오빠, 앞으로 우리 집에 자주 놀러 와요.”
온미라는 최서진의 팔을 다정하게 잡으며 애교를 부렸고, 이 목소리에 온세라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미 늦었어요. 이젠 떠나야 합니다. 먼저 집에 가서 옷도 갈아입으셔야죠.”
기사는 헛기침하며 나지막하게 시간을 재촉했다.
“알았어.”
최서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서 있는 온세라를 힐끗 쳐다보았다.
“차에 타.”
온세라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갔다.
최서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의 눈에는 온세라가 종일 눈이 풀리고 무기력한 것이 마치 목석처럼 보였다. 지금 자신이 온미라와 이야기하는 것을 빤히 보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차에 오르기 전에 온미라 앞을 지나칠 때 그녀는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어 온세라의 귀에 대고 말했다.
“서진 오빠가 너와 함께 친정에 온 것은 날 보기 위해서야. 서진 오빠가 나한테 얼마나 신경 쓰는지 봤지? 언니는 아마 지금까지 서진 오빠로부터 선물을 받은 적이 없을걸? 서진 오빠한테 언니는 하인이나 다름없어.”
온세라는 난감했지만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손짓했다.
[너는 이 하인 노릇을 하려고 애를 쓰고 있잖아?]
성격이 좋지만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던 온세라는 말을 남기고는 돌아서서 차 안으로 들어갔다.
차는 천천히 멀어졌고 온미라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온재혁을 향해 애교를 부렸다.
“아빠, 안하무인인 걸 좀 봐요. 최씨 가문에 계속 머무르게 했다간 나중에 우리가 안중에도 없을 거예요.”
온재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만해. 최서진에게 하라는 말은 했어?”
온미라는 잠시 어리둥절해졌다가 대답했다.
“네, 말했어요.”
“뭐래?”
“당연히 흔쾌히 대답했죠. 내가 언제든 인하병원에 출근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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