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3장
“그 입 다물어요!”
크리스 옆에 있던 젊은 여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데이비드 씨, 일 얘기만 하세요. 인신공격은 하지 마시고요.”
크리스는 여자의 손을 잡아 누르더니 덤덤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아시아 시장 진출 방안은 이미 여러 번 제출했고 리스크 평가도 해봤는데 문제없었어요. 전 이걸 최고 임원 회의에 제출할 생각이에요.”
데이비드는 두 손으로 회의실 책상을 짚으면서 도발적인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하지만 전 기각할 거예요. 크리스 씨 직급으로는 그걸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어요. 알렉스 씨가 휴가를 끝내고 돌아오면 모를까. 알렉스 씨가 크리스 씨를 도와준다면 그때 가서 크리스 씨 마음대로 하세요.”
“그 말 무슨 뜻이에요? 뭘 암시하려는 거죠? 데이비드 씨, 자꾸 이러시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겁니다!”
“한나.”
크리스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한나는 단단히 화가 나서 곧바로 한국어로 말했다.
“널 이렇게 모욕하는 데 그냥 참고만 있을 거야?”
“내가 언제 참는다고 했어?”
크리스는 그렇게 말하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슴팍에 달고 있던 세인트 제약회사 사원증을 떼서 책상 위에 놓은 뒤 태연하게 말했다.
“알렉스 씨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어요. 전 사직하겠습니다.”
“알렉스 씨, 사직서는 이미 작성 완료했으니 사인하는 거 잊지 마세요.”
장내가 소란스러워졌다.
다른 사람들이 입을 열기도 전에 크리스는 데이비드를 힐끗 보더니 회의실을 떠났다.
강한나는 한참을 넋 놓고 있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사원증을 떼어내며 호통을 쳤다.
“저도 그만둘 겁니다! 이딴 회사 안 다녀요!”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크리스를 쫓아갔다.
“크리스, 잠깐만 기다려.”
“크리스!”
몇 번이나 불렀음에도 크리스는 잠시도 멈추지 않고 빠르게 걸었다. 강한나는 초조한 마음에 목청 높여 그녀를 불렀다.
“온세라!”
그제야 높은 하이힐을 신은 그녀의 발걸음이 복도에서 멈췄다.
지난 5년간, 온세라라고 불린 적은 아주 드물었다. 김찬혁마저도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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