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3장
그건 김찬혁이 그녀에게 준 출국 자료였다. 그녀의 부주의로 그만 심안희가 준 자료와 함께 태워버렸다.
온세라는 급히 고개를 저었고 최서진은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더니 여자의 아픈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쏘아붙였다.
“내가 알까 봐 급히 태우는 거야? 요즘 자기 분수를 알고 조용히 지내는 줄 알았더니 나 몰래 이런 짓 하고 다녔어?”
[아니에요!]
온세라는 벽 모퉁이에서 신분 자료들이 활활 타오르는 것을 바라보았다. 모든 증거는 이미 잿더미로 변해 바람에 흩날렸으니 더 이상 변명할 길이 없었다.
“그렇게 중요한 걸 왜 태우지? 대체 왜!”
최서진은 갑자기 고함을 질렀고 눈에서 치솟는 분노가 여자를 삼킬 기세였다.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나? 언제 떠날 생각이야?”
온세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만 최서진은 여전히 격노하며 외쳤다.
“말하라고! 언제 가냐고!”
[진짜 그런 거 아니에요!]
김찬혁이 그녀를 데리고 출국한다고 했지만 그와 떠날 생각은 한 적이 없었다.
이 남자는 왜 그녀를 믿지 못할까?
최서진은 온세라의 몸부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제로 침실로 끌고 들어갔다.
“말해, 누가 도와줬어? 어디로 도망갈 생각이었냐고!”
벽에 눌린 그녀는 두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고개를 가로저으며 부인하는 것 외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최서진 얼굴의 그 흉터는 더없이 흉악하게 변했고 그녀의 시야도 점점 흐려졌다.
눈앞의 이 남자는 점점 어린 시절의 그 오빠와 겹쳐 보였다. 어린 시절 몇 안 되는 친구의 기억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두 사람은 진작 알고 지낸 사이라는 걸.
하지만 지금과 같은 난감한 상황에서 절대 털어놓고 싶지 않았다.
순간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하지만 최서진은 그녀가 출국 계획이 탄로 나 상심해서 우는 줄 알고 더욱 화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렇게 도망가고 싶어?”
실수로 옷깃이 찢어져 그녀의 어깨가 큼지막하게 드러났다.
온세라는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그를 밀어내려고 버둥거렸다.
[이거 놔요!]
그녀의 질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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